맨날 흘리고 다니는 폭주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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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흘리고 다니는 폭주족아빠

	2011-09-06 (화) 00:18 작성자 : 천사대장 ( micere )
	에세이
	추천: 0 조회: 7521

IP: 211.xxx.133

맨날 흘리고 다니는 폭주족아빠

지난 금요일 살감생이 두마리를 잡아서 큰딸에게 먹였습니다.
그런데....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은 딸(저랑같이 매가리 낚시 가끔다니는..)이 왠일인지
"아빠...나 회먹고 싶당...." 이라고 합니다.
언니만 회먹었다니까 질투가 났나봅니다. ㅎㅎㅎㅎ

그래서 일요일날 아침 일찍 다이아몬드 형님과 통화를 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바다로 향합니다.
딸이 먹고 싶다는데....우짭니까? 평소엔 고기 못잡아도 괜찮았지만, 오늘은 꼭 잡아야 합니다.

바람이 불고 날씨는 흐렸지만, 마음은 밝게 아내가 싸준 김밥 도시락 두개를 들고
살림망에 뜰체에 새로산 고기집게에.....어쨌든 잡을거라는 결심을하고 바다로 고고~~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형님은 벌써 두어수 하셨습니다. 오늟의 대상어는 숭어와 살감시~
눈이 어두운 관계로 더듬더듬 채비를 하고 첫캐스팅 잠시후 시원한 입질을 받았지만,
올라온 것은 토실한 꼬시래기입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녀석이라 일단 두레박에 넣어 두자는 형님의 말씀대로 담아둡니다.

바람은 낚시대가 휘청거리게 불어제끼고, 물살은 좌우로 바뀌면서 쏜살같이 흐르고....
들물타임이라 금새 우리가 선자리에 물이 차오릅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간간이 입질은 이어지고,
30전후크기의 숭어가 연신 올라옵니다.

두사람리 각각 10여마리 낚았을때 카페의 바람새 아우가 늦게 도착을 합니다만,
오는길에 초릿대가 부러졌다네요..ㅠㅠ
다른 대에 채비해서 금새 숭어 한마리 올리고, 열낚하는중에 입질이 왔습니다,
챔질과 동시에 채비가 나가버리네요...다시 ㅠㅠ
비싼찌가 둥둥 떠내려가는 것을 망연자실 바라보는데 고기가 물고있는지 찌가 바다속으로
자물자물 오르내리면서 사라져 갑니다....아이고 ....아까워라...

그러는 동안 물은 점점 빨리 흐르고....
형님은 몇마리 썰어먹자시며 고기를 장만해서 포를 뜨는 동안에도 입질은 계속됩니다.
제게 감시가 한마리 걸렸네요.
옆입술에 바늘이 걸렸는데 어찌나 안빠지던지 다음에 걸리면 집게로 빼야겠다 마음먹고
포셉집게를 조끼에 걸어두었습니다. 연달아 또 한마리 올라오네요.
힘 엄청씁니다. 세찬 물살속에서 자는 놈이라 힘이 좋은듯 낚시대가 사정없이 휘어지고
거창한 손맛을 보여주네요.

키는 작았지만 옆으로 통통한 감시가 올라옵니다. 얼른 집게를 꺼내려 하는데 어라~
언제 흘렀는지 집게가 아무데도 안보이네요...또 ㅠㅠ 손가락이 아프도록 비틀어 고기입술에서
바늘을 빼내고 잠시 쉽니다. 그리고 그전에 연속으로 숭어가 올라올때 살림망에 넣을 시간이없어
뜰체에 그대로 둔 숭어 두마리를 옮기려고 보니 모두 탈출하고 없네요...ㅠㅠ

형님은 고기집게를 고기장만하다가 발아래 떨어뜨렸는데....주우려고 하니 그새 물이 많이 들어와
깊어져서 찾지를 못하고....
꼬시래기, 감시, 숭어...썰어서 소주랑 초장에 김밥으로 점심을 나눕니다.
참 맛있습니다 . 혼자가 아니라서 외롭지도 않고 고기도 많이 잡히고, 바람은 쉬~원하고~~
신나고 즐거운 낚시입니다.

기분이 좋아서 못먹는 소주 두껑으로 두번 마시고, 김밥과 즉석회로 배를 채우고 다시 낚시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물살이 너무 세차고 바람도 강해서 낚시 불가입니다.
이제 고기는 없다는 형님의 판단으로 모두 짐을 쌉니다.

집에 가기전 고기 피 뺀다고 살림망을 올리는데 순식간에 틈새로 두마리가 도망칩니다.
나무판대기를 주워서 칼침 한방씩 놓고는 비늘 치는데 또 맨손에서 미끄러지며 두마리 탈출입니다
한마리는 잡았지만, 큰놈하나는 도망쳐 버립니다.
도망가도 살지도 못할텐데....

감시 지느러미에 손찔려가면서 겨우 고기 장만을 다하고 보니 열마리 넘게 잡았는데 어인 일인지
모두 4마리 밖에 없습니다...헛참...
비닐에 싸서 두레박에 넣고, 낚시대 챙기고, 소품통으로쓰는 락앤락통을 밑밥통에 담고...
다시 한 번 빠뜨린게없는지 살펴보고 차 있는 곳으로 가서 얼른 고기 상하기 전에 회떠주려고
딸애한테 전화해놓고 열심히 달립니다.

그런데 절반쯤와서 생각하니 살림망을 안가져 온것 같네요.
집에와서 확인하니 역시나 없네요.
짐만 내려놓고 고기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토바이로 다시 달립니다 낚시하던 장소로...
오토바이 뒤에 타는 것을 좋아하는 작은딸이 얼른 따라나섭니다.
딸을 뒤에 태우고 폭주를 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리석은 짓이었지만 (살림망 8천원)

쓰던 물건 바다에 두고 온게 꼭 가지러 가야하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번개처럼 달려서 도착하니 다행히 그대로 있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 말자 회를 뜨는데 칼이 안들어서 뼈에붙은 살이 너무 많아서
양이 얼마 안되네요..ㅠㅠ

맛엤게 먹는 두딸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전 낚시 다니면서 제일 기분좋을때가 제가 잡은 고기를 아이들이 맛나게 먹고
아빠 잘먹었어요~ 라고 말할 때 랍니다.

바다에만 가면 꼭 하나씩 물건을 잃어버리고 오는 요즘의 나....
잡은 고기보다 흘리고 온 고기가 더 많은 우스운 낚시였지만
그래도 조금식 늘어가는 낚시 실력만큼 낚시의 즐거움은 점점 커져갑니다.

다음부터 낚시갈땐 모든 물건들을 끈으로 매달아 놓고 낚시 하자고 형님하고 들이서
농담처럼 얘기했습니다만, 정말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회원 여러분 저처럼 흘리고 다니시지 말고 꼭꼭 챙기고 다니세요~!!
항상 안낚,즐낚~~그리고 깨끗한 바다환경을 위해 쓰레기 가져오시고요~!!
행복하세요~!!!

찰스

2011-09-06 00:40

'천사대장'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다이아몬드님과 오붓하게 숭어랑 감시랑 마릿수 조과 올리셨네요.
현장에서 소주 두껑으로 두잔 저보다 주력이조금 나으시네요 ㅎㅎㅎ.
귀여운 두 따님께 먹이고 흐뭇해 하시는 아빠의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습니다.
항상 어복충만하시고 행복한 가정이 되시기 바랍니다.


천사대장	감사합니다~ 저는 가덕은 어렵고...주로 다대와 감천에서 동네낚시 하고 있습니다. 항상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찰스님 이제 방학이 끝나서 좀 바쁘시겠군요. 건강하시고, 즐낚하시기 바랍니다~~	9/6 15:25

다이아몬드

2011-09-08 09:46

'천사대장'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대장아 노끈 준비해 갈까나 ~~~다음에는 밥좀 가져가서 회비빔밥 해먹을까 ㅎㅎ


천사대장	항상 형님 덕에 고기 손맛 입맛 다봅니다. 바다에서 먹는 즉석회는 역시 맛있더군요. 저도 형님처럼 장비들 주렁주렁 매달고 해야 되겠어요.	9/11 09:01

인어사냥

2011-09-06 09:39

저도 딸이 회를 무척 좋아합니다.
함께 낚시가서 간혹 한마리 잡으면 그 자리에서 회 뜨달라곤 합니다.
근데 전 못잡아서.....
회를 먹을수있는날이 별로 없습니다 ㅠㅠ ㅠㅠ


천사대장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ㅎㅎㅎㅎ 회를 먹을 수 있는 경우는 열번에 한 번쯤.... 건강하시고 안낚,즐낚하십시오~~	9/6 15:26

달마	낚시공부 하거라...아우여!!! 난요즘 낚시책보고 공부하고 있단다... 9일날 서생에 회파티하러 간다...ㅎㅎㅎ	9/7 00:08

쪼종이

2011-09-06 13:07

어허~ 전화를 해야죠 ㅋㅋ 잉~ 전 낫개있었는데...


천사대장	그래 낫개에서 뭐잡았더노??? 바빠서 전화할 틈도 없었다 ㅎㅎㅎㅎㅎ 다음에 같이하자~~	9/6 15:27

아빠의청춘

2011-09-09 13:11

헐~~~다 흘리더라도 예쁜 공주님들은 꼭 사수하세요~~~


천사대장	하하~ 오래전 일입니다만, 딸애가 초등학교 다닐때 오토바이로 등교시켜주었는데 학교앞에서 오토바이를 멈추고 돌아보니 딸이 없어서 혼비백산~!! 얼른 오던길 되짚어 돌아가보니 멍한 표정으로 집앞에 서있는 딸... 아이가 탄 졸 알고 혼자서 출발했던겁니다. 집앞에 흘려서 다행이었지요. ㅎㅎㅎㅎㅎ 보물같은 우리 딸들 꼭 사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9/11 09:05

뽈사랑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두딸이 아빠인데. . . 늘 깨바즐낚 하시고 행복한 가정 이루세요 ^^*	9/12 23:10

천사대장	뽈사랑님 딸딸이 아빠로서 동지의식 느낍니다~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9/13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