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어

조행기/에세이/꽁트 Fishing Travel

☞ 퍼온글을 즉시 삭제됩니다. ●분기별로 우수조행기를 선정하여 재편집하며, 조그만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 ▶ 낚시가십니까? 디카를 가져가서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오신후 사진조행기에 등록해보세요 ◀◀

장애어

	2011-08-15 (월) 21:58 작성자 : 천사대장 ( micere )
	에세이
	추천: 0 조회: 5557

IP: 211.xxx.133

장애어

연휴 3일동안 낚시 세번 갔습니다.
부둣가, 방파제, 바지선 위....
발판 편한 곳에서 안전한 낚시를 즐겼습니다만....
조과는 항상 그렇듯이 신통치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 조황란에 올릴 내용이 없네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정애를 입을 수가 있듯이 물고기도 수중생활에서
여러 사고를 당해서 장애를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오늘 낚시중에 문득 깨닳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수로에서 붕어낚시를 할때, 연한 시누대를 꺽어서 낚시대를 삼고,
갈대즐기를 찌로 삼고, 하수구에서 지렁이를 파서 자급자족 낚시를 자주 했었지요.
낚시바늘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바늘 하나를 묶으면 그 바늘이 떨어질 때까지 써야했고,
원줄과 목줄 개념은 당연히 없었고, 봉돌이 없으면 작은 자갈이나 볼트를 묶어서 했엇죠,

그땐 물 있는 곳에는 어디건 고기가 있었고 그런 채비를 가지고도 자잘한 붕어를 잘낚았습니다.
낙동강 하구....바다와 접하는 그곳에서는 꼬시래기를 자주 잡았는데, 꼬시래기는 맥낚시로 했지만,
붕어 낚시에서 찌만 빼면 바로 꼬시래기 채비가 되었지요.

소주를 좋아하셨던 아버지께 내가 잡은 붕어를 조려서 술안주로 드리고 난 밥반찬으로 밥을
먹었던 추억도 아련합니다. 벌써 40여년 전 일이네요.
그때 붕어를 잡던 수로와 물웅덩이는 지금 선평장림 산업단지가 되어서 수많은 공장들이 들어서고,
지하철 공사가 한창이지요....

꼬시래기 낚시에서는 줄낚시도 자주 했었는데,
묶음추 채비에 5호쯤되는 낚시줄을 자세에 감아서는 1미터 정도 늘어뜨린후 손에 잡고 빙빙 돌리다가
휘~잉 던지고 손가락 끝에 즐을 올려놓고는 "토토톡" 하는 입질이 오면 챔질하고 열나게 양손을 번갈아
줄을 당기면 꼬시래기가 딸려 나왔는데.....

멋있게 생긴 릴 낚시대를 가진 아저씨가 꼬시래기 잡아서 아가미꿰어 놓은 것을 팔라고 조르던 기억도 납니다. 그 아저씬 멋진 릴대를 가지고도 한마리도 잡지못했으니까요....
타지에서 온 사람은 현지인을 따라잡긴 어려웠나 봅니다. ㅎㅎㅎㅎ

아...얘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오늘의 주제 "장애어"란 어릴적 붕어 잡다가 입질이 왔을때 너무 세게 챔질해서 붕어 입술만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그리고 어느 날 낚시에서 입술이 없는 합죽이 붕어를 잡은 적이 있습니다. 그놈이
내게 입술을 빼았긴(?) 바로 그놈이었던지 어떤지는 지금도 수수깨끼이지만요 ㅎㅎㅎㅎ

금요일 저녁엔 감천 부두에서 메가리 사냥을 했는데...
볼때기가 언청이 모양으로 뒤틀린 놈을 잡았습니다.....아마도 바늘에 걸려서 매가리 볼때기가 찢어졌지만 죽지않고 살아서 그렇게 자연 봉합이 된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오늘은 낫개 방파제에 감생이를 잡으러 가봤습니다.
아직 시즌이 되진 않은 것 같지만, 연휴의 마지막을 바다에서 보내고 싶어서 2천2백원짜리 밑밥크릴을
두개 사들고 5시경에 오토바이로 달려 낫개방파제로 갔지요

방파제에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바다에는 작은 너울과함께 쓰레기가 가득하네요..........
조류와 바람은 적당했지만, 고기는 없었습니다. 아무도 고기를 올리는 사람이 없네요.
마침 한사람이 자리를 정리하길래 그 자리에 짐을 놓고 채비를 한뒤 비닐봉지에 크릴을 넣고 파우더를
부은뒤에 발로 밟아서 곤죽을 만들고 ....

바다에 뿌려줬지요.
잠시 후 입질과 챔질이 이어지고,
통통한 매가리가 올라옵니다. 손맛이 근사하네요~~
연속으로 서너마리 잡았지만 즉시 즉시 방생합니다. 구어먹을만한 씨알이었지만,
두레박에다 밑밥을 담아놓고 쓰는지라...고기를 담을 곳이 없었어요.
옆에 매가리 잡는 분이 있었으면 드렸을텐데....계속 방생....

한 일곱마리쯤 잡았을때 옆에 매가리 잡으러 오신 분이 도착해서 그분들께 고기 드리기로 하고
계속 낚시하는데 찌가 조금 잠기더니 움직이지 않아서 혹시 감생이? 잠시 기다렸다가 챔질을 했는데
올라오는 것은 은빛 찬란한 갈치입니다.

허허... 헛웃음을 웃으면서 갈치를 손으로 잡고보니 어라~ 이상합니다.
몸통너비는 이지쯤되는데....길이가 30센치 정도밖에 안되어서 자세히 보니
몸통이 반동가리입니다........
옆에서 낚시하던 분이 그걸 보고 다른 갈치가 낚시에 끌려오는 놈을 잘라먹었다고 하는데..
자세히 보니 금방 잘린것은 아니고 상처가 아물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누군가에게 몸통을 반이나 잘리우고도 살아서 먹이활동을 하는 대단한 갈치....
그런데 갑자기 너무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줄끊고 방생했습니다.

장애를 입은 물고기들....
장애어...
멀쩡한 고기도 잡으면 어차피 먹기위해 칼질을 하지만,
상처를 입고 올라오는 물고기는 차마 방생를 할 수밖에 없네요...
여러분도 같은 심정이시죠?

사람이건 물고기건 사는 동안 사고 당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를 ....
아참....낚시에 걸리는 것도 물고기 입장에선 중대한 사고인데....어쩌죠???

혀누랑깽이

2011-08-16 09:48

'천사대장'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정독했네요.. 훈훈한 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입술만올라오고 그뒤에 입술없는붕어.. 신기합니다 ㅋ 입술찾아 왔을까요? ㅎㅎ
항상 안낚하세요^^


천사대장	두분의 사랑스런 커플샷이 인상적입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8/16 20:57

아빠의청춘

2011-08-23 10:18

'천사대장'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참 아름다운 글 입니다.
요즘 가끔 갈치낚시를 하곤 하는데, 할 때 마다 내용이 떠 오르겠아요~~~ㅎㅎㅎ


천사대장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낚시에는 크고 통통한 건강한 갈치만 올라오길 바라겠습니다.	8/23 23:33

고등어도사

2011-08-21 18:47

'천사대장'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갈치의 생명력이 대단하군요. 생선도 장애우가 있을줄이야 알고나니 황당하군요.
불쌍하다고 놓아주는 님의 감성도 감동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천사대장	저도 정말 놀랐습니다. 먹으려고 잡는 생선이지만, 장애를 입은 고기는 불쌍하더군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8/21 21:28

야오

2011-08-19 00:20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하단 꼬시래기 정말 씨알 좋았는데...


천사대장	저보다도 선배님이시군요.. 이제 하단 꼬시래기는 추억입니다.... 꼬시래기 헤엄치던 그 자리엔 지하철이 달리고 있죠....	8/19 20:01

인어사냥

2011-08-19 03:22

님의 글을 읽으니 어린시절 대나무에 실달고 낚시한 시절
아버지 원투대 몰래 들고나가 꼬시래기 잡든시절.......
추억을 생각하게 하시네요.
장애어.......
잡은적은 없지만 혹 잡으면 무조건 방생하겠습니다.


천사대장	같은 추억을 가지신 분 반갑습니다.... 즐낚하시고....건강하세요~	8/19 20:02

동내원투낚시

2011-08-29 13:43

글을 정말 잘쓰시는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저도 모르게 정독을 하다보니 눈시울이 촉촉해지네요 잘읽고 갑니다 저도 잡은적은 없지만 힘든어생?을 사는 어종을 잡게되면 꼭 방생하겟습니다


천사대장	따뜻한 감성을 지닌 분이시군요. 정독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낚시생활하십시오~!	8/30 22:06

사랑방손님 2011-11-09 18:50	아직 젊지만 저도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대나무 꺽어서 낚싯대로 쓰고....조립낚시 몇개 사서 낚시하던... 저도 붕어 낚으러 갔는데...남들 떡밥할때 전 떡밥값이 아깝기도하고... 지렁이로 더 잘 물거 같은 예감에...전 지렁이로 붕어 씨알 괜찮은 녀석 낚곤 했는데 ㅎ 덕분에 예전 추억을 다시 펼쳐보네요^^ 항상 안낚 즐낚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