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싶다....

열심히 일한 그대 !! 떠나라 !!

작 성 자	부낚 ( )
작 성 일	2003-08-27 (수) 21:03
홈페이지	http://www.ybada.co.kr
권역	사천

ㆍ추천: 0 ㆍ조회: 12098

ㆍIP:

사천~ 남해 연륙교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는 으레 「지역 명물」이 된다.
특히 지난달 개통한 삼천포(사천)~창선(남해) 연륙교는 네 개의 섬을 5개 교량으로 이은 것이어서 보기에만도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 한 건축물이다.

게다가 2시간 뱃길이던 창선~삼천포가 5~10분 거리로 좁혀졌으니 그 편리함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섬 남해와 육지 사천을 이은 연륙교를 보러 나섰다.

　창원을 출발해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사천으로 들어섰다. 사천공항을 지나 30~40분가량 직진하면 연륙교가 나오는데 다리까지 이어진 길의 상당부분이 편도 1차로, 제한속도 60㎞다. 무인카메라가 많은 편이어서 여행기분을 망치지 않으려면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길이 좁은데다 연륙교가 개통된 지 얼마되지 않아 주말이면 관광차량들로 길이 막힌다.

　남해의 푸른 바다와 그림같은 시골 풍광을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연륙교를 통과할 경우 시간이 크게 단축되는 데다 가는 길에 삼천포항의 활기까지 느껴볼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인 여행을 할 수 있으니 남해와 사천 모두에 연륙교는 소중한 관광자원이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연륙교. 사천시와 남해군간 줄다리기로 이름을 짓지 못한채 개통됐지만 작은 교량에는 각각의 이름이 있다.

　삼천포쪽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모개섬이고 이 섬까지를 삼천포대교(436m)가 잇고 있다. 다시 모개섬과 초양섬을 이은 것이 초양교(202m), 초양섬과 늑도 사이에 놓인 것이 늑도교(340m), 남해쪽으로 놓인 나머지 다리가 단항대교(340m)와 엉개교(150m)다.

　섬을 잇는 아치가 멀리서보면 섬 사이에 걸린 무지개처럼 머리만 둥글게 솟아있어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다리 모양은 제 각각이다. 큰 다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봉긋봉긋한 붉은 아치와 흰 장막을 친 듯한 높은 교각이 대조적인 조화를 이룬다. 「현대교량 기술의 집합체」라고 하니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다 깊이있게 다리를 감상할 수 있으리라.

　개통된 연륙교를 보러왔다지만 다리만 보고 발길을 돌리기는 아쉽다. 숙박 여행이라면 삼천포항, 창선은 물론 남해 곳곳까지 구경할 수 있겠지만 당일 일정이니 연륙교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가볼만한 곳을 둘러보는게 좋겠다.

　가장 가까운 곳이라면 삼천포의 대방진굴항과 창선 가인마을의 공룡발자국 해안이 적격. 다리를 건넌 김에 창선의 공룡발자국을 먼저 찾아나섰다.

　창선읍 파출소를 지나 제일 먼저 나오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가인마을로 가는 길이다. 공룡발자국 해안은 마을의 조금 외진 곳에 있는데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다양한 크기의 공룡발자국이 해안 가득 흩어져 있어 「공룡」과 관련된 거라면 뭐든지 신기해하는 아이들이 좋아할 듯하다.

　사진에 반해 꼭 가보리라 생각했던 삼천포 대방진굴항(경남문화재자료 제93호)은 연륙교에서 내리면 걸어서도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생각보다 규모가 더 작은 굴항은 궁궐의 여느 연못처럼 아늑하고 예쁘지만 조선시대에는 엄연히 군사적 요충지였던 곳이다.

　그러나 정박한 배 때문인지, 물이 나들기 어려운 굴형 구조 때문인지는 몰라도 수면에 짙게 떠있는 기름이 아늑한 정취를 흐리는 것같아 아쉽다.

　해저물무렵, 따가웠던 한낮의 햇살에 얼굴이 붉어진 섬아낙들이 연륙교의 완만한 경사를 여유롭게 오른다. 삼천포항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구경하고 놀다가 돌아가는 중이라는데 육지에서 섬까지 「걸어가는」 모습이 어쩐지 신기하게 느껴진다.

　다리에 보내는 사람들의 「경외」에 가까운 호기심은 단순히 교량의 아름다움과 규모에 대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배로 수시간 걸리던 곳을 차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는 신기함, 「섬」을 하루아침에 「육지」로 만들어버린 인간 스스로에 대한 감탄과 은근한 자만, 그리고 「먹고 살만한 시대가 왔다」는 얘기에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개발」에 대한 갈망이 우리를 새로 놓인 다리로 불러모으는 것은 아닐까.

<발췌:인터넷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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