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싶다....

열심히 일한 그대 !! 떠나라 !!

작 성 자	부낚 ( )
작 성 일	2004-09-06 (월) 17:05
권역	남해

ㆍ추천: 0 ㆍ조회: 8563

ㆍIP:

서포 김만중 유배지 남해 노도

천근같은 한숨들, 이 바다가 삼켰나
섬이나 바닷가 마을에는 유달리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아마도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이나 물결을 막기 위해서일 것이다. 남해 상주 앞바다에 있는 노도 선착장 이쪽저쪽에도 아름드리 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둘레에는 마을의 남녀 어르신들이 물메기를 말리고 있다. 배를 따서 판판하게 편 고기포를 빨랫줄에다 걸어 말리고 다시 걷어서 천으로 감싼 다음 발로 밟고 있다. 어디에 쓰려는지 마른 불가사리도 한 쪽에 쓸어모으고 있다.

서포 김만중(1637～1692)이 300여 년 전 살았던 데는 마을 왼쪽으로 돌아올라가면 있다. 기록에 따르면 서포 김만중은 장희빈을 왕후로 앉히면서 일으킨 숙종의 기사환국(1689년) 때 남해로 귀양살이 온다. 그이는 이에 앞서 1685년부터 3년 동안 선천에서 귀양을 산 전력이 있었다.

그 때는 귀양에서 돌아와 다시 벼슬살이를 하지만 이번에는 돌아가지 못한 채 여기서 숨을 거두고 만다. 아들로부터 끔찍한 효성을 받았던 김만중의 어머니 윤씨는 그해 겨울 세상을 등지며, 본인은 3년 뒤에 유배지에서 병사하고 말았다.

나중에 되살아나긴 했다지만 당대 김만중의 집안은 완전 풍비박산이 났다. 하나뿐인 형과 그 조카들은 물론 심지어 사위들까지 뿔뿔이 흩어져 유배생활을 해야 했다. 또 본인은 귀양살이 가운데서도 가장 정도가 심한 가극(加棘) 안치에 놓였는데 이는 죄인의 거주와 출입을 크게 제한하기 위해 움막 둘레를 가시나무로 둘러치는 것을 일컫는다.

이미 선천 유배 때 어머니의 심심파적을 위해 한글소설인 <구운몽>을 쓴 적이 있는 김만중은 여기서도 창작을 위해 붓을 놀려 <사씨남정기>를 한글로 썼다. 정실을 내친 후실이 결국 계략이 드러나 쫓겨간다는 내용을 담은 이 소설은 숙종의 장희빈 왕비 책봉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또 평론집에 해당하는 <서포만필>과 어머니 윤씨의 행적을 적은 <정경부인 윤씨 행장>도 여기서 지었다.

사색당쟁의 한 축이던 서인(西人) 집단의 핵심으로 권력 가까이에도 있었던 김만중은 여기로 쫓겨와 무엇을 생각하며 어떻게 지냈을까? 그이가 숨을 거둔 뒤 잠깐 동안 묻어두었던 유택터는 상주·송정 해수욕장이 마주보이는 산중턱에 있다.

기록에 따르면 그이는 밥은커녕 죽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집안에 파놓은 샘물을 떠먹으며 살았다. 그러면서 지필묵은 있었는지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펼쳤다. 물론 그이가 조선사람은 조선글로 문학을 해야 한다는, 당시로서는 아주 진보적인 생각을 가졌다고는 하나 그의 글쓰기를 지금과 같은 창작 활동으로 보기는 어렵겠다. 이를테면 할 일도 없고 심심한데다 괴로우니까 만사를 잊기 위해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옛날 유배 살았던 움막터는 자취가 없다. 그야말로 손바닥만했는지 자리잡은 터가 아래위로 크게 세 걸음이면 가 닿을 정도다. 움막 옆에 마련했던 샘은 그만 말라 비틀어졌다. 하지만 청마루로 짐작되는 데서 바라보이는 바다는 아주 조용하면서도 시원하다.

이왕 이렇게 온 김에 섬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하자.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오른쪽 왼쪽으로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어디서나 바다가 내다보이는데 생각처럼 바람이 많지도 않고 차지도 않다.

길가다 보면 곳곳에서 밑둥 굵은 야생 동백이 무리 지어 자라고 있다. 전북 고창 선운사를 노래한 서정주의 시들에 혹하면 그야말로 한꺼번에 수십 수백 송이씩 떨어져 내리는 처연한 모양만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값어치가 처진다는 말은 아니지만 동백꽃은 가까이 다가서야 겨우 눈에 들어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뚝뚝 떨어져 내린 송이들도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바닷가라 그런지 싱싱하게 빛나며 햇볕을 되쏘는 이파리들이야말로 멀리서 봐도 좋고 가까이서 봐도 좋다는 느낌이 든다. 이파리들을 달고 수십 년은 버텨왔을, 이리저리 굵직굵직하게 꼬여 있는 줄기들도 듬직하다.

이제는 한물 가버린 남해 명물 유자나무가 가시를 자랑하며 옆에 서 있고 대숲 일렁이는 우수수 바람 소리에 한 번씩 고개 드는 구절초가 청승맞다. 이 겨울을 어떻게 나려고 저리 늦게 피었는지, 어쩌면 늘그막 53살에 귀양길 오른 서포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없는 길을 더듬어 바닷가 갯바위로 내려갈 수도 있다. 이 곳은 유달리 물이 좋아 낚시꾼들이 꽤 많이 몰린다. 그네들은 통통배 타고 나가 다들 갯바위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았다. 바위틈에 끼어 있는 쓰레기들이 때로는 민망하지만, 바닷물이 오가며 오랫동안 핥아주는 바람에 여기저기 구멍이 난 바위들은 눈길을 잡아당긴다.

크지 않은 섬을 가로지르는 산길은 서포의 움막터 뒤로 나 있고 아래쪽 콘크리트길은 양수시설이 있는 데서 끝나 있다. 바닷가에 내려갔다가 다시 산길로 접어들면서 보는 바다는 조용하기만 하다.

찾아가는 길

옛날에는 남해 가려면 남해고속도로 하동·진교 들머리로 나와 남해대교를 건너야 했지만 창선·삼천포대교가 놓인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진주에서 오든 아니면 창원·마산에서 오든 사천 나들목으로 빠져나와 국도 3호선을 따라 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야 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차들이 모두 천천히 달리므로 다들 조심해야 한다. 다리 모양도 그럴듯하고 아래 내려다보이는 풍경도 좋아 빨리 달려 얼른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이다.

이 같은 느림보걸음은 남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남해 사람들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뭍에 발 딛고 사는 이들은 차창 밖으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상쾌해진다.

이렇게 해서 길 따라 상주쪽으로 줄곧 달리면 된다. 송정해수욕장과 상주해수욕장을 지나 보리암으로 이름난 남해 금산 들머리 커다란 주차장을 지나면 왼쪽에 벽련마을이 나타난다. 이 마을에 차를 세우고 동력선을 얻어타고 바로 마주보이는 노도로 들어가면 된다. 주차 요금은 2000원, 뱃삯은 왕복에 1만원 안팎인데 가 닿는 데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마산이나 진주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일단 남해 공용 버스 터미널까지 간 다음 상주해수욕장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는 1시간마다 한 대씩 나가는데 20분쯤 가서 나오는 벽련마을에서 내리면 된다.

글: 경남도민일보 김훤주 기자 / pole@dominilbo.com

바다낚시 포인트,위치
전체 통합검색

부낚운영진 2015-08-09 17:19	게시판업그레이드 이후 나타난 false 19 오류로 인한 댓글오류 test입니다.

권역			권역
밀양	밀양댐	2167	통영	테마여행지 통영지도섬 [5]	17923

진해	진해 해양공원	13750	진해	진해벗꽃축제	5190

부산	새롭게 단장한 이기대 절경 만끽..	15548	기장	[기장] 동해 최남단에 위치한 해..	19597

김해	영화 <달마야 놀자>의 촬영 장소..	8910	마산	낚시와 드라이브코스 원전,저도	14490

남해	서포 김만중 유배지 남해 노도 [1]	8563	부산	광안대교 와 수변공원	16229

부산	산행이 즐거운곳 해운대구 장산	10422	부산	최치원선생이 신선이 되어 .. 신..	12477

통영	봉암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추봉도..	10472	거제	여차마을 몽돌해안 [1]	14583

부산	부산의 상징 오륙도 [2]	13289	통영	충무공 유적지 한산도 제승당	9888

사천	사천~ 남해 연륙교	12098	남해	벼랑위 아스라이 걸쳐있는..가천..	13948

남해	미조면 일대	14396	남해	덜유명해서 더깨끗한 해변 항도..	13163

진해	웅동 성흥사 계곡	16900	창원	내고향 남쪽바다 - 삼귀 해안도..	11547

마산	구복해안로 낙조와 선상 낚시	12667	마산	실리도로 오세요. [3]	14505

전남	끝없는 푸른 융단 ...거문도,백도..	8262	사천	남일대 해변과 대방진 굴항	9178

경북	울진겨울바다 어때요!!!	8540	경북	왕건촬영지	10361

경북	500년 조선의 멋이 살아있는 고장..	7010	통영	낚시와 등산을 함께 ..샤랑도	16120

거제	환상의 섬 외도	11442	기장	[기장] 동해 최남단에 위치한 해..	15393

울산	신명·정자해변	10548	남해	물건방조어부림	10640

울산	가을과바다 만남( 정자~구룡포 )..	10090	창원	철새의 계절에 가고싶은 주남저수..	9162

부산	송도 암남공원 [1]	17124	진해	부산근교 유인도 수도 [1]	17099

통영	환상의섬 비진도	13561	기장	드라이브코스 송정 - 월전 해안..	13956

통영	욕지도 천황산,소래머리 자연농원..	9451	서생	올여름에는 진하해수욕장에서	7897

거창	울창한 숲 .. 금원산자연휴양림..	5959	거제	바다 와 동백이 아름다운 지심도..	8315

창녕	자연과쉼터 창녕 안심계곡	7984	창녕	'생태계 백화점' 우포늪지	5745

고성	당당한 함성 회화면 당항포.	7351	고성	공룡의 발자국 상족암	6492

통영	소매물도에서 등대지기가 되어 보..	7891	경북	[경주] 뿌우~ 감포항이라네	7440

진해	진해 해안관광도로	8830	거제	구조라 윤돌섬	7596

통영	미륵도 풍화리	7011	부산	부산바다 유람선 테즈락	7487

마산	주말 가볼만한 명소 저도 연륙교..	7466	부산	가덕도	13080

부산	다대포 몰운대	8442	부산	조도(아치섬) 과 방파제	8399

부산	조도 방파제일출	6867	부산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853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