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대와 갯배, 잔잔한 물살이 반기는 한가로운 감포항의 오후

싱싱한 해산물이 반기는 아담한 감포항
감포는 문무대왕 수중릉으로 잘 알려진 대왕암에서 40km 정도 떨어져 있다. 시내에서는 보문단지를 빠져나와 덕동호를 지나고 추령터널을 통과해 4번 국도를 계속 달리거나 도중의 929도로로 빠져서 대왕암과 이견대를 보고 동해를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 진솔한 삶의 모습이 아름다운 감포항의 건어물전

중간에 나정, 전촌 해수욕장을 지나치며 갈매기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을 구경하고 바닷가에 늘어선 횟집들을 구경하면 감포항에 도착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름다운 포구와 집어등을 잔뜩 단 오징어잡이 배. '도대체 저기에 달린 전구는 몇 개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돌리면 다라이를 내어놓고 이런저런 해산물을 파는 감포 재래시장을 만난다. 혹 감포항 가는 날이 3일과 8일로 뒷자리가 끝난다면 이는 오일에 한번씩 열리는 감포장날이니 더욱 흥겹다.

◆ 청정해역 감포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감포항의 특산물 미역

감포항의 특산품인 감포 미역
시끌벅쩍 감포 어시장에는 나무꿰짝마다 물고기와 얼음이 섞이며 어디론가 가기 위해 용달차나 봉고차로 실려나가고, 건어물 상가에는 짭짤한 갯바람에 얼마나 말렸는지 형태가 선명한 오징어며 멸치, 말린 생선, 미역, 김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그러고 보니 이곳 감포항은 미역이 유명하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청정해역으로 미역은 줄기가 길고 잎이 두터우면서도 부드럽고 쫄깃한 탄력이 있다. 멸치젓도 유명하다. 10개월 이상 발효시킨 육젓은 물론이고 1년 이상 혹은 1년 반씩이나 자연 발효시켜 만든 액젓도 일품이다. 그냥 먹어도 좋고 김치 버무릴 때 넣으면 더 좋은 멸치젓은 화학조미료가 범람하는 식탁에서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보장한다.

◆ 참을 수 없는 유혹이 즐거운 감포 회센터

신선하고 쫄깃한 회 한 접시
걸음을 더 옮기면 방파제와 등대로 닿는다. 등대는 몸 전체가 빨간색으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고 서있으니 눈이 아릴 정도. 방파제에서는 바다 낚시에 세월 가는 줄 모르는 강태공들이 잔뜩 몰려있다. 이제 구경을 이쯤하고 요동치는 뱃속을 달래볼 까나. 동그란 감포항을 에워싸듯 늘어선 횟집들은 단지를 형성하며 저마다 오라며 손짓한다. 입구의 수족관에는 배가 불룩한 복어, 자연산 농어, 돔, 도다리, 전복, 광어 아구 등 이미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입에 침이 고이도록 유혹의 자세를 잡고 있다. 차고 쫄깃쫄깃한 회 한 젓가락 입에 넣고 감포 바다 만큼이나 찬 소주 한잔을 들이키면 '카아~' 이게 사람 사는 맛이로구나' 싶다.

◆ 출항을 기다리는 감포항의 갯배들

<여행메모>
▲가는 길 : 보문단지에서 4번 국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달리다가 동해를 만나면 오른쪽에 해안도로를 타고 북상하면 된다.
▲주변 볼거리 : 4번 국도를 타고 바닷가까지 가면 대왕암과 이견대를 볼 수 있고 929번 도로로 빠지면 골굴사와 기림사가 있다.
▲추천 맛집 : 30년 된 복어요리 전문점이 은정 횟집(054-744-8600)이 육거리 수협 앞에 있다.

<여행작가 이동미 chorani@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