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초보 낚시꾼의 2013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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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초보 낚시꾼의 2013년 후기

	2014-01-07 (화) 01:27 작성자 : 비프리호야 ( befreehoya )
	조행기
	추천: 6 조회: 5207

IP: 182.xxx.65

쌩초보 낚시꾼의 2013년 후기

어릴적 주말마다 아버지를 따라 태종대, 가덕도등지에서 낚시를 즐기던 쌩초보 조사입니다.

그때 이후로 한 20년가까이 낚시를 멀리 해오다 작년 여름부터 친구와 낚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어릴땐 뭐 아버지께서 채비를 다 해주셨던 터라 전 그냥 청개비만 바늘에 물려서 ㅋㅋ

친구도 인터넷, 블로그 등으로 낚시를 배워온터라 처음엔 수심도 모르고 밑밥도 모르고 그냥 낚시대에 크릴만 달면 고기가 무는줄 알았더랬죠..

지난 여름엔 휴가차 남해를 다녀왔는데 그땐 그래도 기본적인 채비에 대한 지식을 습득해서 어신찌, 수중찌, 봉돌.. 채비 꾸려서 크릴달고 캐스팅... 메가리 치어만 구경하다 철수하고 바베큐 파티..

그 휴가 이후로 친구랑 오후 늦게 가덕으로 종종 가게 되었습니다. 다들 잘 아시는 가덕 대항방파제..

요때부턴 밑밥도 쪼금씩 챙겨서 집어도 해볼겸 갔습니다만... 따문따문 무는건 메가리뿐... 요땐 그냥 손맛보는게 좋아서 잡은 고기는 다 방생하고 천성에 있는 편의점 라면으로 때우기도 했었죠.

참 장비는 친구가 와이프것도 가지고 있어서 1호대는 제가 1.25호 대는 친구가 요렇게 사용했네요. 뭐 제 집에도 아버지께서 쓰시던 많은 장비가 있었지만 유심히 살펴본건 아니었던 터라 간간히 집앞 다대포 쬐까난 방파제(다대해수욕장 왼편 배타는곳... 방파제라고 하기엔 조그마해서 이름도 잘 모르겠습니다.)나갈때 민장대 하나 들고 메가리나 고등어 낚으러 가본적은 있습니다만..

가을 즈음되니 괴기도 살찌는 계절인지 친구랑 주말마다 기장이나 송도, 가덕, 다대포등등으로 자주 나가게되었네요. 그쯤되자 저도 집안에 아버지 낚시장비들을 뒤적거리게 되고... 살펴보니 엄청나더군요. 낚시대는 호수별로 2대씩은 있는거 같고 민장대도 여러개 가방, 구명복, 살림망, 뜰채까지..
저희집 베란다 한구석에 이런 낚시방이 있을줄은.,.. 돌돔낚시하던 장비들도.. 후덜덜

최근 10년간 사용하지 못해 낡아가고 있는 장비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새 아버지께서 취미활동을 등산으로 체인지 하셨던터라..

요때부터 그 장비들을 하나둘씩 챙겨가며 낚시에 빠진거 같네요. 2호대랑 4000번 릴을 갯바위에다 질질 끌기도 여러번... 낡은 장비들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하고..

잠시 낡은 장비에 대한 에피소드

ep1) 하루는 토요일 아침에 면허시험을 보러갔는데 (낚시도 초보에 운전도 초보네요^^) 검사관이 결석을.. 면허시험장이 아닌 학원이라서 단 두명이 하더군요... 1종시험보는 분들 전부 담날로 시험이 밀리고.. 보통 토요일 오전이 숙면중일때라 할일도 없고 해서 2호대랑 4000번릴, 밑밥크릴 두개랑 파우더해서 다대포 화손대쪽으로 등산겸 낚시를 나갔습니다. 한 30분 등산해야합니다. 혹시 화손대 낚시가보신분들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가벼운 등산차림이면 살짝 숨찰정도인데 낚시장비들고 밑밥통까지 들고 가면 거의 반 죽지요.. 낚시가면 젤 먼저 하는게 두레박에 물 긷는것인데 줄 반쯤 풀어서 캐스팅.. 물 반정도 담아 올리는데 퉁.. 두레박 고리가 녹이슬어 부러진겁니다. 오전 10시 시작부터 황조짐이.. 가지고 간 뜰채대로 걸어보려해도 뒤집어져서 그냥 바닥으로 향하더군요.. 아니 물은 그렇다쳐도 괴기 잡으면 어따 넣어놓을란가... 그냥 포기하고 오기엔 밑밥도 아깝고.. 오후 3시까지 밑걸림만 열댓번 당하다가 밑밥 다 털어놓고 괴기구경도 못하나 하다가 만조즈음에 물이 좀 많이 가길래 30m 원투하고 조류에 흘렸더니 한마리 뭅디다.. 삼치 50Cm 짜리가 걸리더군요.. 보통 목줄 쓸어가는 녀석일텐데 바늘을 큰거 써서 인지 입술에 잘 걸려 오더라구요.. 이녀석 끌어 올리다가 2호대 초릿대 부러지고... 집에와서 삼치 가격 검색해보니 8천원 정도던데... 이날은 참 다사다난한 하루였습니다.

ep2) 한번은 친구랑 학리방파제서 낚시를 하는데 옆 조사님께서 학꽁치 낚시를 하시는데 숭어가 물었더라구요. 낑낑대시며 발앞까지 끌어오시는데 거의 1m에 가까운 크기.. 그날 처음 저희집 뜰채를 펴보는 순간.. 근데 나사가 녹이 슬어서 들어가지도 않고 낑낑대며 10분간 조립해서 내려보는데 이미 숭어는 저어기 머얼리.. ㅋㅋ 그날 집에 와서 뜰채 나사부분 송곳으로 긁고 기름칠하고.. 그 이후 종종 뜰채 펴보긴 하는데 아실란가요.. 찌 잡이로만 쓴다는거..

ep3) 다시금 찾은 학리방파제... 요날은 올해 1월 1일이었네요... 어잔 6시쯤 도착했는데 해돋이손님들도 쪼매씩 있고.. 해양경찰분 두분이서 테트라는 위험하니 넘어가지 말라면서... 대신 낚시하시는분들은 나중에 해뜰때 잠시만 밖으로 나와주시라면서 별다른 제제는 없었네요.. 근데 뭐 해뜰때보니 바다에서 뜨는것도 아니고 옆쪽 소나무 숲중간에서부터 올라오던데...ㅋㅋ 해돋이보러 오신분들 실망하며 가시더이다.. 아 서론이 좀 길구요.. 해뜰무렵 꽤 강력한 입질을 받았으나 챔질이 조금 늦었는지 꾹꾹하다가 앞에 유실된 테트라에 걸려서 안나오더군요. 어쩔수 없이 목줄을 터트리고 밑밥을 두주걱 캐스팅한 순간... 주걱이 너무 가벼움.. 잉?? 주걱 손잡이부분이 반만 있고 윗부분이 없어요... 한참 바다쪽 바라보다가 밑밥통을 보니 그 안에 고이 누워계시더군요.. 주걱도 10살이 넘다보니 부러지더군요..
요즘같은 세상에 이정도 주걱은 만원도 안하는 싸구려겠지만 10여년전엔 나름 진귀한 물건이었을텐데... 다행이 친구가 얼마전 새 주걱을 사서 차에 있던 헌 주걱을 빌려줍디다.. 날 따시지면 벵에잡이용으로 쓸거라면서 그때 돌려달라고..

요런 낡은 장비들도 아직 베란다 한켠에 쌓여있지만 사람이 욕심이 끝도 없더라는 지지난달 새로 1호대도 저렴한걸로다가 구입하고 릴도 2500번으로 하나 구입.. 구멍찌 날려버린것과 새로 산것만 꽤 되는듯합니다. 아버지께서 쓰시던 찌들도 많지만 도장 깨진것도 많고 부력이 지워져서 안보이는것등등... 쓸만한게 별로 없네요. 날 따셔지면 친구따라 벵에잡으러 갈끼라고 전유동채비도 사 모을듯하네요..

가을까진 가덕, 암남공원, 다대포 화손대 등지서 메가리, 고등어 등등 밥 반찬 자주 낚았었구요.. 12월 들어서부턴 친구 애기 출산예정이라 친구집 가까운 기장쪽 방파제 종종 출조했습니다. 보통은 황에 가깝구요. 그나마 학리방파제가 방생용으로나마 감생이가 물어주었던듯...

아 근데 학리쪽 몇몇 조사님(조사님이라고 부르기에도 좀 그런 분들...) 도가 좀 지나치더군요.. 새벽부터 자리잡고 낚시하는데 점심이후 온 몇사람이 제 옆옆 자리 아주머니께서 학꽁치 낚시하시는 중간에 들어와서 진상부리고 자리 빼앗고 저옆에 나이 지긋하신 분 낚시하시는데 뒤에서 나이든 양반이 집에 할매 기다리는데 안들어가고 뭐하냐는둥 제 뒤에선 빨리 안가냐는 식으로 궁시렁.. 한 30분정도 그러더군요..
대부분 늦게 오신분들 자리없으면 방파제 난간에서 이리저리 보시면서 나갈자리 기다리시는데 몇몇 사람들 예의를 밥말아드신듯... 낚시도 황이라 기분도 좋지 않은데 좀 그랬습니다.

12월 중순엔 첨으로 배한번 타보자하며 새벽부터 다대포로 출동했으나 풍랑경보... 요때까정 날씨는 그저 맑음 흐림정도에 바람만보고 나갔던터라... 아까운 밑밥과 첨 배타겠다고 민물새우까지 준비했는데 버릴순 없다며 가덕으로 출동.,.. 그때가 6시반정도 였죠.. 예전에 한번 가본 천수대 가덕휴게소 뒷편... 10여분 걸어서 당도한 결과 바람이... 낚시대 폈다가 바로 접고 다시 대항으로... 여기도 만만찮아 새바지로... 근데 사람 엄첨 많더군요.. 북서풍엔 새바지란 말이 실감나던 순간.. 아예 첨부터 가덕으로 향할때 새바지로 갔다면 괴기 구경좀 했을겁니다. ㅜㅜ

뿌려보지 못한 밑밥은 그날 암남공원 주차장 앞바다에 쌓아두고 왔습니다. 여긴 또 너울 터져서 벤치 네게정도를 덮치는 바람에 두시간정도 하다 미리 사놓은 컵라면만 때우다 왔구요... 암남공원 벤치에서 컵라면 제조해서 먹는데 주차장 매점서도 파는걸 다대포 편의점서 사오고 물은 또 친구네 집 보온병...ㅋㅋ
이날은 참.. 다대포항에서 출발 가덕 천수대, 대항, 새바지, 중간에 송도 동방파제 구경도 해보고 암남공원에 남항대교 아래까지 서부산낚시터는 다 구경한듯하네요..

그 이후 주말에 잠깐 다대포 화손대 세네시간 짬낚시 가보기도 하였지만 몰황입니다. 제가 첫 감생이를 만난것도 화손대인데요. 11월 중순쯤에 친구랑 아침부터 출동. 전 그냥 밑밥도 없이 조류만 살짝 태워서 흘리다 물골같은 부분에 잠시 찌가 멈추길래 그쪽 겨냥했더니 방생수준 조금 초과하는 감생이가 물었었죠... 그 이후 혼자 갈땐 항상 화손대였는데 갈때마다 물이 반대로 흘러서.. 물때 잘만나 그 방향으로 흐르면 항상 너울이.. 대충 갯바위 지형만 본다면 한번 물어줄것 같은데 아직 안물어주네요.. 조금 늦게가면 학꽁치 조사님들선점으로 낚시대 던질곳도 시원찮고...

이로서 대충 2013년 쌩초보 낚시꾼 조행기였네요. 올 2014년엔 좀 물아줬음하건만 지난 1월 1일도 첫수 올리려다 황.. 수요일 저녁타임에 송도 동방파제 친구랑 짬낚시 가볼까 합니다. 모블로그에 보니 거기서 감생이 4짜가 올라왔다던데.. 주말 사진보니 바글바글이더군요..

좀 길었습니다. 읽어주신 회원님들 감사하구요,.
암튼 올한해 안전낚시, 대박낚시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인어사냥

2014-01-07 23:41

올해는 손맛 입맛 보시길 바랍니다.
혼자 독학으로는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주위에 낚시하시는분께 조언도 구하고 함께 출조해서 배우심이 빠르죠.


비프리호야	부족한 글에 관심 감사합니다. 사실 훌륭한 스승이 한분 바로 저희 아버지신데요.. 동반 출조를 매번 거절하시던..ㅋㅋ 나이먹고 찬바람 맞으며 뭔 낚시냐시면서 등산으로 옮겨타라고 유혹하십니다. ㅜㅜ 날 따셔지면 동반출조로 아버지께 많이 배워야겠죠..	1/8 16:50

아빠의청춘 2014-01-08 22:51	이렇게 長文을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늘, 지루하지 않게 단락을 나누어 재미있게 구성 하셨네요...^^

16호묶음추 2014-01-09 03:39	다닐수록 재미 있는게 낚시 같아요.. 바다 낚시도,붕어 낚시도 해보세요...더욱 재미 있습니다

soleus 2014-01-09 10:04	일년 낚시 살림살이를 다 정리하셨군요 중간중간에 이렇게 정리해 두면 그것이 나중에는 지적 재산이 되겠네요

철부지피래미 2014-01-17 15:23	다보고 갑니다~~~ 이정도 열정이면 올해는 4짜 5짜도 가능 하실거같아요^^*

고딩이 2014-01-18 10:31	누구나 초보 시절엔 다들 그렇게 시작합니다. 그래도 보통 사람은 초보 시절 쪽팔려서 내놓고 이야기 하지 못하죠. 그 용기 대단합니다. 2014년엔 꼭 대물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