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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9 (월) 19:21           작성자 : 조아서  ( time9768 )
  
조행기
   추천: 0   조회: 5520  
      
 

IP: 27.xxx.213    
핑계 대지마!


하늘에 붙어있는 셀 수도 없는 수많은 별들이 쏟아질 듯 눈 앞에 다가오고
오늘따라 유난히도 밝은 북두칠성의 길게 늘어트린 꼬리별 두어개가 금방이라도
밤바다에 떨어질 듯 고요한 밤 입니다.

두꺼운 침묵을 깨고 번쩍하며 유성 하나가 밤바다 위에 빛을 그으며 떨어 집니다.
문득, 며칠 전 타계하신 태공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낚시로 우연히 만나 인연이 되었던 분.
비록 긴 배움을 가지시지는 못했어도, 비록 넉넉한 살림살이를 하고
계시진 않았어도, 바다를 사랑하고 낚시를 사랑하는 그 마음만은 아주
넉넉하신 분이라 기억하고 싶습니다.

잠시 상념에 빠져 듭니다
우리들의 머리카락 세포조직의 한 입자가 손톱을 이루는 작은 세포 조직들의
세계를 알까요? 해운대 솔밭에 있는 작은 개미 한 마리가 아프리카에 있는
코끼리의 앞다리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저 우주의 끝에 있는 그 곳을 모르듯이.....
그저 생각할 수 있는 사고를 가진 인간으로 태어 났기에, 기억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지고 태어 났기에 좋은 기억들만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잠시 부질없는
생각을 품는 시간도 가져 봅니다.

대신 피싱에서 버스를 타고 20시 정도에 출발하여 토요일 새벽 2시 정도에
녹동항에서 배를 타고 이 곳 초도 “물 내리는 곳” 포인트에 하선한 시각이
세시 반이나 되었을까?....

밤에는 별로 입질이 없네요.
나이 탓인지 추운게 싫어서 잔뜩 준비한 짐이 텐트까지 여섯 개나 되었지만
경사가 심한 곳이라 텐트는 쳐보지도 못하고 깔판에 침낭을 덮고 잠을 청하는데
춥지는 않아 다행인줄 알았는데 한 겨울에 무슨 모기가 그리 많은지.....

늦잠을 잤네요.
한시간만 잔다는게 해가 저만치 있는 걸 보니 8시가 넘었나 봅니다.
그래 가지고 무슨 낚시를 한다고.....^^
그런데 물이 이상 합니다. 수심이 10m가 넘는 곳에서 모내기 논물 같은 색깔이
보이는 겁니다. 잠이 덜깼나?..... 햇살 때문에 그리 보이나 싶어 눈을 비벼 보지만
완전 뻘물이 온 바다를 점령 했네요.

저녘때 까지 볼락 2수, 쏨뱅이 3수, 가지메기 6수가 전부입니다.
옆에 여에 있는 팀들도 불이 꺼진 걸 보니 일찍 잠자리에 들었나 봅니다.
밥을 하고 와이프가 준비해준 반찬과 찌개로 늦은 저녁을 맛있게 먹고
일찍 꿈나라로 갑니다. 멋진 내일을 위하여.....

저녘 8시부터 아침 6시까지 무려 10시간을 잤나 봅니다.
낚시가서 또 이렇게 길게 자보기는 처음 이네요.
바다는 여전히 뻘물입니다. 바람도 없고 파도도 없고 날씨는 죽이는데.....

그래도 바다에 작은 고기들은 많은지 바로 수십미터 앞에서 작은 고래들
대 여섯 마리가 떼를 지어 사냥을 하고 있습니다.
보기는 참 좋습니다. 너무 여유로운 그림 이네요.

반복되는 일상, 숨막히는 하루하루의 삶. 찌들은 우리들의 메마른 정서도
낚시대를 드리운 이 순간만은  그 모든 것들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 바다에 서 있는 내 자유로운 영혼은 지금 행복 하니까요.

보따리를 쌉니다.
26명의 조사님들 중에 그래도 역만도에 하선하신 두 곳에서만
두 마리가 나왔네요.
그래도 조사님들 모두가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왜 일까요?.....
추천            
이름아이콘 입질충만
2013-12-09 19:48
 바다가 있어 그곳으로 내달리고 물이 있어 담가보는 기대감때문이 아닐까요?
조아서 맞습니다. 뭔가 큰 기대감 보다는
쓸데없이 설레는 맘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항상 즐낚 하시길.....		 12/11 18:24
   
이름아이콘 soleus
2013-12-10 13:50
회원사진 		일출 사진을 볼 때마다
카메라 렌즈가 사람 눈보다 덜 정밀하다는 것에 고마워 합니다
일몰 사진도 찍어 보고 일출 사진도 찍어 보고
달력에 그런 사진들도 보지만
그 때마다 [아~ 사람 눈 만큼은 덜 정밀하니까 저렇게 아름답게 나오는구나 ... ]
일부러도 렌즈를 그렇게 조작을 하지만
해 관련 사진은 어쨌거나 멋집니다
올려 주신 일출 사진이 정말 멋져서 떠들어 봅니다

낚시란 것이 미물인 물고기를 상대한다 보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연 그 자체를 상대하는 것이라
사람이
낚시인이 크고 넓은 마음만 품는다면
그 크고 넓은 대자연 만큼 그 부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아마도 고기 못 잡아도 마음이 풍요롭고 표정이 넉넉한 것은
이미 그 분들은 자연의 크기만큼 많은 것을 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아름다운 마음
넉넉한 인심을 가슴 깊은데다 묻어 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조아서 감사 합니다. soleus님의 말씀 기억 하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넓은 마음을 가지고 계시다면
참 살기좋은 세상이 될텐데.....		 12/11 18:28
   
이름아이콘 정력대사
2013-12-11 13:41
회원사진 		즐거운여행길 혼자외롭지안으셨습니까?
수고하셨습니다요~~
조아서 서로 핀트가 맞지 않아서 혼자 가게되면
아무래도 외롭고 힘들 때가 많지.
더군다나 고기도 않잡히면 말이야^^
너랑 내꺼랑 있었으면 훨 재미 있었을테 말이야.
참 지니님도 같은 차에 탔더라.
여전 하더구만.
 12/11 18:32
   
이름아이콘 야인
2013-12-11 16:16
회원사진 		개인사정으로    모처럼 접하니  태공선배 아타까운 소식을 접하네여...
언제나 겟내음 벗 삼어시는 조아성님 부러울뿐입니다..
언제 얼굴 함 뵈야지요...전 추락 사고로 투병중이라 한손으로  ㅠㅠ
조아서 야인아우! 오랫만이네!!
조심하지 않고.....
글쎄 언제 한번 그 실력을 훔쳐와야 될텐데.....^^		 12/11 18:35
   
이름아이콘 Team꼴래5호
2013-12-11 17:30
회원사진 		여름에는 잘 보지 못하는 일출을 겨울이 되면 자주 보게 되네요~~
일출만큼 바다에서 보는 장관이 또 있을까 싶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조아서 늦가을 일출, 일몰이 정말 아름답기는 하죠.
하지만 엮시 새해가 들어있는 겨울바다의 태양이
뜨고 지는 풍경, 정말 죽이도록 멋진 광경 입니다.
의미도 있고..... 		12/11 18:39
   
이름아이콘 아침뱃살
2013-12-13 07:52
회원사진 		행님 역만도 다녀 오셨네예~
홀로 ..먼길...고생하셨습니다~
조아서 빨리 새해 일출 정자 잡아 놓아라!!^^ 12/18 19:23
   
이름아이콘 건건이
2014-02-13 13:13
 배우자분과 마음넉넉한낚시 다녀오셨네요
조과물에 연연하지 않고 초월하셨나 봅니다
다음번에는 호조황글 올라오길 기다릴게요
   
이름아이콘 세계정복자
2014-07-31 22:18
 그냥 .. 그곳에 가는것만으로도 .. 행복하지요 ~ ㅎㅎ 그게 꾼 아니겠습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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