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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고달픈명탐정  ( proconan )    proconan@gmail.com   작 성 일 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ㆍ추천: 0  ㆍ조회: 4095     ㆍIP: 219.xxx.220

자동차와 잡소리 컴퓨터 수리하시는 분들께서 가장 곤란하게 생각하는 고장 증상이 바로 전원(電原)관련 문제라고 합니다. 컴퓨터 On스위치를 눌렀는데 아예 전원이 인가되지 않거나, 전원은 들어오는데 각종 팬, 하드디스크가 먹통이거나, 다 정상인데 화면에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거나, 부팅을 시도하다가 저절로 꺼진다거나, 어떨 때는 켜지고 어떨 때는 켜지지 않고... 등 컴퓨터란게 워낙 복잡한 기기이다보니 원인을 밝히기 위해 왠만큼 땀을 흘려야 하는 어려운 증상이라는 이야기죠. 자동차도 이와 비슷한 증상이 있는데요, 바로 차안에서 들리는 '잡소리' 입니다. 따다닥, 따다닥.. 턱, 턱.. 삐걱, 삐걱.. 다다다다다닥.. 앞유리와 대시보드 어딘가에, 어쩌면 문짝 근처에서, 아니 의자에서 나는 소린가? 안전벨트가 달랑거리는 소리일지도, 뒷 트렁크에서 나는 잡소리가 앞자리까지 울릴지도 몰라... 혹은 후드 룸 안에서 나는 소리? 2쌍의 쇽 옵저버에서 나는 삐걱소리? 대시보드 수납함 안에 뭔가 돌아다니나? 공조장치 안에 동전이라도 빠졌나.. 새차의 경우는 그 신경 쓰이는 정도가 더 심합니다. 조용하고 상큼하여야할 새차를 타고 요철(凹凸)이 있는 도로를 달릴 때 불현듯 들려오는 잡소리.. 예민하신 분들은 잡소리를 잡기 위해 거의 병적인 집착에 도달하는데 치유 확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공연히 자꾸 손댄 나머지 새차를 헌차 만들어 버리기도 해요. 저의 애마 SM520. 1998년 4월 산이니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삼성 자동차가 설립되어 의욕적으로 내놓은 첫 모델이라 상당히 성의있게 잘 만들어 놓은 차이지요. 내부 부품을 살펴보면 거의 7~80%가 일산(日産)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닛산 차와 제휴했다고 하죠. 처음 5년 정도는 조용했습니다만 그 뒤로는 요철 구간을 달릴 때 대시보드 아래 쪽(?)에서 '다다닥, 다다닥'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나 신경이 쓰이던지 그 잡소리를 잡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어요. 그렇다고 대시보드를 다 뜯어낼 배짱은 없어 그저 속앓이만 하면서 계속 차를 몰았습니다. 그러니까.. 근 10년을 잡소리와 함께 하였다고 보면 되겠네요. 허나, 사람은 환경에 익숙해지는 동물인지라 어느날 이 소음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되더군요. 아니, 신경이 쓰이지 않았던 진짜 이유는 차량의 노후로 다른 곳의 소음과 잡소리가 심해 '최초의 괴음(怪音)'은 서서히 제 감각으로부터 사라져갔다고 보는게 옳을 겁니다. 몇일 전, 퇴근하는 길에 갑자기 그 '최초의 괴음'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아~ 지금까지 조용히(?) 잘 넘어 왔는데 내 병이 또 도지는구나.. 15년이나 탄 차다. 잡소리 나지 않는게 이상한 것 아니냐.. 그냥 잊어라.. 잊어라.." "에라이~" 하면서 화가 난 나머지 운전 중에 핸들 앞 대시보드를 주먹으로 꽝~! 뻗어 쳤습니다. 그때, '삐걱~' 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지요. 응? 혹시.. 수납함에 있던 택배 영수증을 꺼내어 4겹으로 접은 뒤 A필러와 대시보드 사이의 틈에 끼웠습니다. 어? 10여년을 괴롭히던 소리가 감쪽같이 사라졌지 뭡니까? 대시보드가 변형되면서 A필러와 틈이 벌어졌고 차량이 충격을 받을 때 이곳이 부딪히면서 소음을 유발했던 것이었습니다. 아.. 말 그대로 10년 체증이 한번에 내려가는 시원한 느낌. 종이 한장이면 해결될 일을.. 너무 기쁘더군요. 15년 똥차가 새차된 기분. . . . 그러나 사람이 환경에 익숙해지는 동물이라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을 것 같습니까? '최초의 괴음'을 잡아냈다고 생각했던 순간, 다른 곳, 오른쪽 B필러와 대시보드 틈에서도 소리가 나는 것 같고 수납함의 덜걱거리는 소리는 평소보다 더 크게 들렸으며 그동안 들리지 않던 운전석 쪽 창문 아래에도 덜덜 거리는 소리, 뒷 좌석에서도 뭔가가.. 그저 그냥 넘어갔을 온갖 잡소리가 '최초의 괴음' 자리를 대신 차지하여 저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또 잡소리와 싸워야 하는가?" . . . 아뇨..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새차이든 헌차이든 3만가지의 부품이 서로 결합되어 완성되는 자동차라는 기기가 어느 한 구석에서 마찰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비정상 아닐까요? 소모품인 차량의 '정숙성(靜肅性)'에 목숨 걸기 보다는 제 정신건강을 우선 살피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네요. 나이 먹을 수록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마라.'라는 의미가 새삼스런 깨달음으로 다가 옵니다. 인생은 풍선과 같아 한쪽을 움켜쥐면 다른 쪽이 튀어 나오는 법. 적당히 포기하고, 타협하고, 용인하고, 용서하며 사는 자세.. 삶의 미덕(美德)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는이야기 최근댓글  ㆍ멋진 정보 올려 주시는것같습니다. 미역참 좋 04/25 ㆍ미역 좋아 보이네요 좋은 정보 알려 주시어 04/25 ㆍ거제대교쪽에서 체취를 해서 더욱 물살도 세고 04/25 ㆍ직접 체취를 해서 말려서 만든것이라서 그런가 04/25 ㆍ해당하는 청년 근로자들에게 기쁜 소식인것 같 04/23 ㆍ청년 근로자에게 큰 힘이 되는 정보를 알려 주 04/23 ㆍ청년에게 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려 주시는 04/23 ㆍ해당 되시는 분들은 신청하여 보탬이 되었으 04/23

만원의행복 2013-11-20 18:22 IP:118.xxx.119	'고달픈명탐정'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잼나네요~~^^* 잘 읽고 마음에 넣어두겠습니다..^^* 고달픈명탐정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 11/22 09:50

석천공 2013-11-20 18:46 IP:58.xxx.217	'고달픈명탐정'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ㅎ, 좋은 말씀^^......... 자그마한 접촉이라도 쇠끼리 부딪치니 통차체에다.....ㅎ 고달픈명탐정 자동차의 잡소리는 피할 수 없는 차의 일부분이자 고장이 아닙니다. 리콜 대상도 안되지요. ^^ 편안하게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1/22 09:51

안나푸르나 2013-11-20 19:03 IP:182.xxx.242	'고달픈명탐정'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맞습니다. 저도 잡소리에 굉장히 민감한 성격이라  어떻해서든 잡아내고야 말겠다란 마음은 있지만 데쉬보드 뜯기가 좀.. 꺼려지죠.. 잘못만지면 더 요란해질수도 있는지라..... ㅜㅜ 저도 그냥 노래 틀고  무시해버립니다 ~ㅎ 외제차든 국산차든 데쉬보드 잡소리는 거의 난다고 보시면 되요. 먼저 언급하셨듯이  데쉬보드 변형으로 잡소리가 많이 나죠.. 한 여름 땡볕에 차를 뜨끈뜨끈 외부에 노출되면 새차도 한해 여름에 내장제가 곧 틀어집니다.  그렇다고 지하주차장만 찾아다닐수도 없지요~ㅎㅎ 정신건강이 우선입니다~ 저도 신경 안쓸려고 무뎐히 노력하는 중이오니 명탐정님도 해방하시길 빌어요~ ^ ^ 고달픈명탐정 저는 거의 해방되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해방'은 불가능하고요, 자기 최면을 자꾸 거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안나푸르나님께서도 집착에서 벗어나셔서 행복한 운행하시길 바랍니다. ^^ 11/22 09:54

감새이반상회 2013-11-21 08:30 IP:183.xxx.87	저를 포함해서 운전하시는 분들에게는 무지하게 공감되는글이네요 ㅋㅋㅋ 가끔 운전하다가 틱틱틱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굉장히 신경쓰이는데 결국은 못찾고 애꿎은 데쉬보드나 매립해놓은 전선쪽으로만 손으로 쾅쾅~ㅋㅋ 고달픈명탐정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소음을 잡기위해 엔진을 3번이나 내렸다 올린 분도 계시더군요. 조금 심하죠. ㅎㅎ 잡소리란게 가만히 놓아두면 어느 시점에 없어지기도 하니 불쌍한 내 차를 너무 괴롭힐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11/22 09:56

송애 2013-11-21 18:10 IP:122.xxx.229	적당히 타협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씀 공감이 갑니다.^^* 고달픈명탐정 왠지 아이들이 크고 삶에 무게가 실리는 때가 되니.. 만사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어쩔 수 없다는 자괴감이 문득문득 고개를 듭니다. 자존심과 타협 사이에서 '나'라는 존재란.. '서글픈 도구'가 아닌지. 슬퍼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조금 즐기고 싶은데, 아직 갈 길이 너무 머네요. 11/22 10:01

블라 2013-11-22 09:35 IP:116.xxx.37	깊은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나이 들면 작은 일에 목숨걸지 말라) 그래야 하는데.... 그런데 나이 들수록 작은 일에 민감해지고 쪼잔해진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잘 늙는다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군요... 그래도 지나온 날들에서 얻은 삶의 경험이라는 자산이 있어 유익하기도 합니다. 좋은 날들이 있으실겁니다. 고달픈명탐정 감사합니다. (_ _) 한창 때는 저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뛰었다면 이제는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이'란 '나'를 잊어가는 과정일까요? 자동차의 잡소리 아내와 아이들이 신경쓰지 않는다면 저도 신경써서는 안될 일 처럼 받아들여 지니까요. 블라님께도 좋은 날들만 풍성하길 기원합니다. 11/22 10:12

떡망사 2013-11-25 09:23 IP:27.xxx.14	좋은글입니다, 인생살다보면 이런일저런일 .... 나를  지키기위한  끝없는  투쟁들 주위사람들이 힘들어 진다면 나를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그것이 나이들어 간다는  것이겟지요 욱 욱 대며 산세월 반성해 봅니다 참회록도 아니고 참 ㅡㅡㅡㅡ 고달픈명탐정 '나이'란 '나', '이(離)' 입니다. 나를 잊어가는 과정. 나이 들수록 나를 더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2/7 08:55

석구봉도사 2013-11-25 11:34 IP:1.xxx.18	너무 완벽한 것을 추구 하다가 생기는 스트레스....약이 없을수도, 때로는 대충 대충이 만병 통치약 일 수도 있겠죠 고달픈명탐정 주위에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성격의 소유자가 바로 '대충 대충'입니다. 가끔은 얄밉지만 나눠갖고 싶은 재능이기도 하지요. 건강하십시요. 12/7 08:57

투덜이스머프 2013-11-25 13:16 IP:218.xxx.164	명탐정님 글은 수필같아요. 읽다보면 공감이 많이 되서 그런지 입가에 살짝 미소가... 고달픈명탐정 이야기거리는 사물을 보는 방향에 따라 만들어 진다고 생각하기에 주변을 세심히 관찰하다 보면 뭔가 남길 것이 있어 끄적거리게 됩니다. 수필 자주 쓰겠습니다. ^^ 12/7 09:00

인어사냥 2013-11-26 04:40 IP:110.xxx.120	먼저 죄송합니다. 15년이 아니라 20년이 지나도 새차처럼 탈수있는차를 만들어야 하는데... 전 그차를 만드는 한명입니다. 솔직하게 그차 전 시대의 명차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일했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앞으로도 잘 간직해주세요. 전 계속해서 좋은차 만들도록 노럭하겠습니다. 고달픈명탐정 금년 초 제 차의 보험사 평가액이 210만원이더군요. 연초에 수리비로 260만원을 지출했습니다. 자동차란 사물도 사람과 같아 오랜 시간 곁에 두니 미련과 정이 남는건 어쩔수 없나 봅니다. 앞으로도 좋은 차 많이 만들어 주시길.. 12/7 09:04

soleus 2013-11-26 14:51 IP:175.xxx.69	저는 삼성차는 아닌데 십 한 삼사년 타고 다니니 ... 잡소기 아니라 이제는 그 소리들이 본소리가 돼서 참 많이 시끄럽습니다. 그냥 그렇게 타고 다닙니다. 어디든 데려다 주는 그 차가 그지 없이 다행스럽고, 누구 말 마따나 이제는 몸의 한 부분이 되어서 편합니다. 아직도 더 살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 많이 있겠지만, 이런저런 거에 타협하면서 자존심도 마음의 한 부분이란 거 인정하고 바꾸기도 하면서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좋은 글 오래 머물다 갑니다 ^**^` 고달픈명탐정 모든 일에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 여기고 부정적인 부분까지 감쌀 수 있는 경지. 바로 도인(道人) 아니겠습니까? ^^ 세월이 도를 통하게 하나 봅니다. 지금껏 두발이 되어준 자동차, 많이 아껴주십시요. 감사합니다. 12/7 09:26

전방에감시 2013-11-27 20:28 IP:223.xxx.100	마음에 와닿는글이네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항상 안낚하시고 즐낚하세요ㅎㅎ 고달픈명탐정 감사합니다. 요즘도 부지런히 출조 나가시죠? ^^ 12/7 09:06

못무도감시 2013-12-04 19:13 IP:42.xxx.210	음.. 혹시 국어선생님 아님 국어국문학과 나오셨지요? 글을.. 참 잘했어요^*.. 입니다 도장 쾅^* 서론-본론-결론 딱이네요. 저보고 이래 적으래면 항복.. 두손 번쩍입니다..ㅜ,ㅜ 저두 벨트가 다다다다다.. 한 5분 타면 조용해지고^* 즐낚하세요! 고달픈명탐정 국어나 선생님하고는 아무런 관련 없지만 국어사전은 항상 곁에 두고 있습니다. ㅎ 칭찬으로 알고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2/7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