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추자 염소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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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추자 염소 조행기

	2008-08-04 (월) 18:27 작성자 : 함지골 ( qhffkr )
	추천: 0 조회: 5514

IP: 121.xxx.238

추억의 추자 염소 조행기

지금으로 부터 약 20여년전 이야기 입니다.
그 무렵부터 추자도가 한겨울 월동감성돔 낚시터로 꾼들에게 소문이 나서 전국에서 많은 조사님들이 찾게 되었을겁니다.
그때 처음으로 저도 추자도에 낚시를 가게 되었죠
.부산에서 진도까지 밤새 차를 달려 진도에서 추자도까지 또 몇시간 배를 타고 추자항에 닿을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만 해도 구명복입고 낚시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낚시복이래야 두꺼운 솜바지에 프로스팩스나 나이키
오리털 빨간 돕바 입고 낚시하면 최고의 멋쟁이 낚시꾼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무렵부터 일제 낚시대도 들어오고 갯바위단화도 막 보급되기시작할무렵 일겁니다.
돈 많은 꾼들은 당시에도 일제갯바위 단화 한켤레에 10만원이란 돈을 주고 구입했든걸로 기억합니다.
요즘처럼 인터넷도 없었고 휴대폰도 없든 시절이라 예약이란것도 할줄 몰랐고 추자항에 배가 닿으면 종선 선주나
민박집 주인들이마중을 나왔습니다.
유선전화로 예약을 한 사람들은 바로 민박집에서 여장을 풀었지만 거의 선착장에서 민박집 주인을 즉석에서 만났지요.
그 당시에만 해도 추자도에 민박집이 몇개 없든시절이라 한겨울 감성돔 시즌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조사님들 때문에
민박집 구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자유시장에서 산 솜바지 입고 허름한 장비들고 내린 추자항이라 민박집 사장님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더군요.ㅎㅎ
저기 윗쪽지방 서울 조사님들이 좋은 옷 입고 좋은 장비들고 오면 금방 차에 태우든데...쩝
들은 얘기에 의하면 전라도조사 경상도 조사님들은 추자도에서조차 돈 많이 쓰지 않는다고 푸대접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저역시 그랬구요.
어찌어찌하여 방을 구해 민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민박집 주인 입장에서 보면 그럴만도 한게 매끄러운 서울 사장님조사들이 오면 아무래도 돈을 많이 쓸태니 한정된 방 에
그럴만도 할겁니다.
그 당시엔 거의 현금만 통용되든 시절이라 지갑이 불룩한 조사님들은 턱하니 지갑펴서 돈을 꺼내 보란듯이 돈을 쓰고
폼만 그럴듯한 멋쟁이 조사들이 많다보니 고기 못잡은 조사님들껜 거의 민박집에서 감성돔을 구해감생이 말려 뒀다가
그 사람들에게 비싼값으로 팔곤 했습니다
당연히 돈 주고 산 고기가 집에가면 본인이 잡은 고기로 둔갑하겠지요?ㅋㅋ
그리고 새벽에 포인트 내리면 따끈한 도시락을낚시배로 배달시켜 먹든 서울 부자님들이 많았다니까요.
각설하고..
다음날 사자섬엘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적당히 파도도 치고해서 그런지 청개비 서너마리 끼워 던져 넣으면 곧잘 3~4짜 감성돔이 물고 늘어졌습니다.
한 물때 보고 나니 친구랑 합해 몇마리 잡히더군요.1호 싸구려 막대찌 찌톱만 잘라 두개를 이어 던진 채비에 말입니다.
고기가 없을때 한마리재미가 좋은 법 그것도 잘 잡히니까 별로 였습니다.
1주일 예정에 청개비 두판인가 세판들고 갔으니까 얼마든지 잡을수 있었고 그때 미끼로는 거의 청개비나 혼무시 아니면 오징어 내장
정도 였습니다.
밑밥은 갯바위에 지천으로 늘려있는 돌김과 썰개로 어패류 부셔넣는 그런 낚시 였지요.

오후에느긋한 마음으로 텐트속에 누워 쉬고 있으려니
밖에서 뭔가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알고 보니 염소몇마리가 텐트 주위를 돌며 풀을 뜯고 있지 않겠어요?
옳다거니 틀림없이 섬에 방목되었다가 거두지 못한 염소일터 주인은 없을것이겠다 감생이도 좋지만 염소 한마리 잡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자도 사자섬을 아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생긴 형태가 사자가 머리를 들고 앞다리는 포게고 뒷다리는 완전히 앉은 상태입니다.
사자 머리 앞쪽 옆쪽 가슴쪽은 완전 낭떨어지이고 목덜미 쪽은 약간 비스듬하게 생겨서 염소들이 사자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많이 노는 편입니다.
머리 꼭대기엔 약간 평퍼짐한데 목덜미로 염소들이 올라가는 길이 산악등반 난코스 구간일 정도로 좁고 험합니다.
작은 섬에염소들이 보이질 않기에 틀림없이 사자머리 꼭대기에 있을 터 올라가서 염소를 낭떨어지 쪽으로 몰아서 떨어지게
하면 한마리정도는 잡을수 있겠다 싶었지요
헉헉거리며 사자머리에 올랐드니 아니나 다를까 염소들이 그기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양손에 주먹만한 돌을 쥐고 염소들이 내려올수 있는 길을 가로막아선 염소들을 낭떨어지 쪽으로 몰아볼려는 순간
우두머리 염소가 맨 앞쪽에서 저희를 쳐다보는데 크기가 작은 송아지 만한데다가 색깔마저 누렇게 변했으며 군데군데 상처 투성이
입니다. 싯누른 눈빛에다가 저를 쳐다보는 눈에 살기가 번득합니다.
졸개 염소들은 전부 대장뒤에서 저희를 처박을듯이 하고 있고 순간 소름이 팍 끼치는 겁니다.
염소와의 전쟁이 일촉 즉발인 순간 우두머리 염소가 내려갈 길을 가로막고 있는 나에게 달려 옵니다.
머리를 처밖고 달려드니 길을 피해주지 않을수가 없더군요.
뒤를 따라 졸개 염소들이 와르르 말발굽소리를 내며 내려 가는 좁은길위로 위에서 돌을 던지기 시작 했습니다.
드디어 한마리가 등에 돌을 맞고 떼구르르 구르더니 급한김에 염소가 겨우 올라탈만한 낭떨어지에 올라타더군요.
드디어 잡았군...ㅎㅎ
위에서 계속 돌을 던집니다.
염소란 놈도 피할곳은 없고 뛰어내릴려니 어림잡아 10m 이러지 저리지도 못하고 던지는 돌만 피합니다.
머리에 맞을만하면 머리를 돌리고 다리를 맞을만 하면 다리를 살짝 들었다고 놓고..어지간해서 그 좁은곳에서 돌에 맞지도 않습니다.
어찌어찌하며 정통으로 맞추게 되는데 염소가 굴러 떨어지는 순간 다리라도 부러지겠니 했는데 그 높이에서 떨어져도 말짱하게
도망을 갑니다.
햐~~~정말 날쌘 염소들이군...쩝~~
암튼 그 우두머리 염소가 나에게 달려들때의 공포감은 무어라 형용할수가 없습니다.
만약 그 염소가 나를 뿔로치게 된다면 내가 되려 그 천길 낭떨어지로 떨어지게 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이후..
일주일동안의 조과는 요즘으로 치면 완전 떼고기 조황입니다.
한물때 보고 잡은고기는 비늘치고 배갈라서 꼬챙이 끼워 나무에 매달아 말립니다.
집에올땐 비닐속에 감생이 굴비를 들고 왔지요
그리고난후 사자섬에서 엽총 탄피를 발견하였습니다.추자염소는 총으로 잡는가봐요?
이상 추자도 사자섬 추억의조황이고 담번엔 밖미역섬 코오롱 이동찬인가 하는 회장자리 조행기 올려보겠습니다.^^*

호야바다 2008-08-07 13:54	와 그시절에 추자도가는데, 지금도 못가는 저는 참..... 재밌는 조행 잘 봤습니다. 선배님^^

푸른늑대 2008-08-14 19:35	감생이굴비 매운탕정말 맛있겠읍니다...잘보고갑니다

너구리 2008-08-24 16:25	^*^ 추억이 아련한 멋진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피터팬 2008-09-08 13:27	그시절 낚시춘추 잡지에서 처음 나온 크릴을 소개하던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크릴한마리당 고기 한마리. 혹시 방어라도 물면 낚시대를 뺏긴다고 몸을 갯바위에 묶어놓고 낚시를 한다던...추자도 그때에 비하면 지금 추자도는...세월이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