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감성돔과 전문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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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부산등대 ( ) joyfishing@hanmail.net
작 성 일	2005-12-27 (화)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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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떼 감성돔과 전문꾼들

‘행님~! 낚시 쪼매 할 줄 아능교?’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낚시를 잘하느냐고 물어 왔다면
더 쉬웠을 것이다. 그랬다면 난 선뜻 잘 못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어찌 되었든 후배 녀석이 그렇게 물어오니 난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행님은 아무리 봐두 전문꾼 같지는 않네요.’

어느 겨울. 가까운 동해안에서 학공치를 잡겠다고 달랑 민장대 하나에
색 바랜 삐꾸통을 들춰 메고 길을 나서는데, 집 앞 골목에서 만난 그
후배는 내 행색을 위아래로 흘긋거리더니 단숨에 더 이상 볼 게 없다는
듯 말을 했다.

내 낚시경력 25년. 물론 어디에 들어내 놓고 자랑할 것도 또 남들 앞에서
우쭐거릴만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제 겨우 물결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고
시기에 따른 고기들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
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사실 이마저도 엄밀하게 따져보면 누구에게 대놓고
장담할 수도 없는 것이, 그런 내 짐작의 열에 아홉은 여태껏 맞은 일도 없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바다 속을 제 손바닥 들여다보듯 강의하는 소위 전문꾼(?)
이라는 사람들의 혜안은 그저 부럽기만 하다. 어찌 되었든 다소 비아냥거리는
듯 한 후배의 말을 듣고 보니 왠지 기분은 그다지 유쾌하진 안했다. 전문꾼이
라는 게 도시 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평상시 입고 다니던 대로 낚시
를 가고 있는 내 모습은 적어도 분명하게 아닌 모양이었다.

‘진짜 전문꾼들이 이번에 감생이 치려 원도권으로 낚시를 가는데, 행님... 한 번
안 따라 갈란교? 가서 낚시도 쪼매 배우고 손맛도 보고... 행님! 우얏능교?? 낚
시를 하려면 제대로 배워야 할게 아닝교...’

‘긍가...??!! 대체 어디로 가니?’

초도군도. 그게 과연 후배 말마따나 원도권인진 모르겠으나 그곳에서 감성돔을 무려
50여 마리나 잡았다는 것이다. 학공치 50여 마리도 많다고 할 판인데, 이 겨울에 감
성돔 50여 마리라니... 딸라돈이라도 빗을 내어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
다하는 전문꾼들마저 온다하질 안는가.

본시 낚시꾼들의 귀가 엷다는 건 세상 사람들이 이미 다 인정해 놓은 상태. 분명히 거짓
정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직접 가 제 눈으로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게 낚시꾼들의 본능인
바, 동해안에서 학공치 눈치만 살피던 난 후배 말에 한 순간 눈이 뒤집혀 이내 줄달음질
치듯 그들을 따라 나셨다. 낚시가 주는 설렘은 세월로 아무리 문질러 봐도 더했으면 더했
지 결코 줄어들지 않는 모양이다.

어둠으로 씻긴 도심지는 한적하다 못해 텅 빈 것 같이 느껴진다. 앙칼진 북서풍이 골목마다
후비고 지나가는 겨울은 더욱 더 그렇다. 그런 도심지를 벗어나는 봉고차의 발길이 왠지
더디게만 느껴지는 건 낚시가 주는 고된 기다림이 시작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대게
그런 상황에선 누구나 할 것이 잠을 청한다. 딱히 할 짓이 없으니 느긋하게 잠이라도 자
두는 게 그나마 나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 소위 전문꾼들이라는 사람들은 결코 자는 법이 없었다. 처음엔 무슨 낚시장비
를 놓고서 열띤 논쟁, 이를테면 무슨 회사의 무슨 재품이 최고라느니 인터라인이 왜 문제
인가하는 것에서부터 좋은 낚시복의 요건 등, 그야말로 낚시만을 연구하고 살아가는 사람
들 같이 열변을 서로 주고받았다. 그 와중에서도 후배는 뒤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나를 이
따금 뒤돌아보며 뭔가 자랑스럽다는 듯 우쭐거렸지만, 그들이 얘기하는 건 그다지 새로운
것도 특별한 것도 없었다. 다만 그들의 열정만큼은 과연 전문꾼이라 좀 다르다는 걸 느낄
순 있었다. 진짜 전문꾼(?)들이 그런 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초도군도 용섬. 인근 녹동이며 나로도에 출발한 낚싯배들이 경쟁적으로 앞 다퉈 갯바위에
내리꽂는다. 늘 보는 광경이지만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저렇게 해야 살아 갈 수 있는가 하
는 아찔한 생각이 든다. 어찌 되었든 그 용섬에 우린 내렸다. 삿갓이며 육손이들이 뱃머리
앞에 걸린 타이어에 짓이겨지는 가운데...

‘열둘...열셋...열넷 마리...’

그날은 별다른 조황은 없었다. 겨우 살감생이을 면할 정도의 감성돔 세 마리가 전부였다.
후배는 물때가 안 맞았고 바람이 좀 일어서 그랬다고 결과에 대한 자평을 했다. 하긴
낚시가 안 되는 원인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갔다 붙이면 다 이유가 되는 게 본시 낚시가
아니든가! 그래서 난 그 원인에 너무 연연하질 안으려 한다. 그저 하루 즐거웠으면 그만일
것 같기 때문이다. 물때 맞고 바람 적당이 불어주고 물 흐림 알맞고 고기들 또한 호응도가
높은 상태. 그게 어디 평생을 두고 과연 몇 번이나 있는 일이겠는가.

그런데 배에서 내려 막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다른 장소에 내린 우리 일행(후배가 전문꾼
이라는 사람들)들이 쿨러를 열어 놓고 차 뒤에서 잡은 고기들 수를 확인한답시고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게 아닌가! 도대체 얼마나 잡았기에...

전문꾼들은 뭔가 다른 게 있구나 싶어 황급하게 달려가 본 쿨러. 난 그 자리에서 더 이상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겨우 15cm도 안 되는 어린 감성돔이 그 큰 쿨러에 반 이상이나 담
겨 있는 게 아닌가. 그러고도 감성돔 타작했다고 우쭐거리는 그들.

나중에 안 사실은 후배를 포함한 그들 전문꾼들은 낚시입문한지가 이제 갓2년 남짓 하다
는 것. 그들의 생각은 그렇다. 낚시 자체는 일단 차치하고서 입고 다니는 것이며 사용하는
낚시용품들이 최고의 재품들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온갖 외제품 낚시장비들
로 도배를 해 놓은 것 같이 하고 다닌다. 그게 그들이 말하는 소위 전문꾼이라는 것.

그들 앞에서 허름한 민장대로 낚는 학공치 손맛도 좋다고 했다간 돌아오는 길 내내 몰매
를 맞을 것 같아서 난 그저 모든 걸 잊어버리고 잠을 청해 봤지만, 떼 감성돔을 타작했다
는 무용담으로 시끌벅적해진 봉고차에서 쉽사리 잠은 오질 안 했다.

감사합니다.

맨날잡어: 부산등대님 추운날 멀리 가셔서 고생만하구 오셧네여 ^^;; 그사람들 감시치어잡아서 쿨러에 넣어두는 마음 ㅡㅡ
ㅋ 그것이 떼고기라 떠들어대는 사람들 낚시꾼 자격이 없는줄로 아뢰옵니다 모양만 프로라... [12/27-12:38]

월척의손맛: 조력만큼이나 글 솜씨도 좋으시네요. 한편의 수필을 읽는 듯 했습니다. 세상에는 저마다의 철학들이 많아서...낚
시꾼들사이에선 더하죠. 정말 "전문"이라는 명함을 붙여도 될사람들을 다시생각보는 기회였습니다. 잘읽었습니
다. [12/27-12:53]

어린초보꾼: 우와 완전 공감 가는글이네요... [12/27-13:58]

고도리고갈비: 요즘 귀찮아서 로그인을 잘 안하는데.. 정말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12/27-14:06]

상어배때기: 오랜만에 정말 멋진.... 그리고 보기힘든글 읽고 갑니다.... [12/27-16:09]

찢어진신문: 글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무엇이 전문꾼인지? 답이 없는게 낚시인데......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잘난 전문꾼?들 철수시 청소는 했을까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알 듯......
답이 나오는 군요 [12/27-17:11]

꼴뚜기: 전문꾼이니 떼감시니 하는것들은 잘 몰라도 님이쓰신 글은 정말 멋진글이네요.. 잘읽었습니다.
[12/27-21:00]

슈퍼낚시초짜: 한마디로 요약해드릴게여 나이 헛쳐먹었네여 같이 노시지 마세여 [12/27-21:29]

슈퍼낚시초짜: 이분 희한하신분이네
느그들이 갯바위 인어 맛을 알어? 이글도 자기글처럼 올리시더니만
위에글마져...
님이적은글 다 퍼오신글인뎁쇼 ㅡ.ㅡ 본인인글처럼 적으시다니 황당하옵나이다 [12/27-21:31]

부산바다: 슈퍼낚시초짜님! 혹시 다른곳에 자신이 올린글일수도 있으니,
확인해볼수 있도록 출처를 좀 알려주십시요.
[12/27-22:31]

스카이505: 기억은 안나지만 본인이 6개월 전쯤 ..[느그들이 갯바위 인어 맛을 알어] 99% 정도 같은 내용을
부산바다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물론..다른곳에서 펀 글입니다. 얼마후 삭제 했지만.
출저를 밝히시면 찿는데 시일이 걸리지만 올려 드릴수도 있습니다. [12/27-23:01]

은돔: 슈퍼낚시 초짜님. 여기는 여러분~~ 들이 들르시는 공간입니다. 마음에 드시지 않더라도 조금은 순화된 표현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님의 글이 여러~~분들을 기분 좋게 할수도~~ 또 기분 나쁘게 할수도 있거든요... 앞으로
좋은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12/27-23:07]

부산등대: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카이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인터넷바다낚시에 이미 올려진 글이죠. 제가 한..
3~4년 전 쯤인가 올린 글 맞습니다. 거기 제 아디는 물론 물망성어꾼이고요. 그 뒤로 그쪽은 안 가고 있죠. 결국
제 정체가 들어난 거 같네요. ^^* 당시 그쪽에서 함께 한 분들로는 버들피리님 그리고 월간지 바다낚시의 고정
칼럼이신 질풍노도님 등이 있었죠. 그래서 제법 오래 된 이야기라고 서두에 했어요.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
리라 봅니다. 겨울철이고 안전에 유의 하자는 차원에서 다시 올린 겁니다. ^^* 다소 어줍은 제 글이 문제가 되었
다면 너그러히 이해해 주세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자면 남의 글이 아니옵니다. [12/28-00:55]

슈퍼낚시초짜: 앗 그게 등대님이세여? ^^
죄송합니다 그때 그글이 올라와서 잼나게 읽었었거든여 새해복마니받으세여ㅛ [12/28-10:48]

카사블랑카: 등대님이 쓴 답글의 짜임새를 보니 과연 위에 글도 등대님의 같은 필력임이 증명되는것 같습니다. [12/28-14:26]

바다도깨비: 멋진글입니다..
같이 가셨던 분들중 누군가 분명 이글을 보셨을겁니다
떼로 잡은 고기들이 조금이 나마 부끄러워지면 다행이구요..ㅎㅎ
처음 낚시를 가르쳐주신분이 작은 고기는 살려줘야
이 재미있는 낚시를 오래 할수 있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낚시 되십시오
[12/28-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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