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향연 --- 밤 갈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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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진정잡어맨 ( superhyuni ) sueprhyuni@hanmail.net
작 성 일	2007-07-07 (토) 16:18

ㆍ추천: 0 ㆍ조회: 2251

ㆍIP: 61.xxx.101

은빛 향연 --- 밤 갈치 축제

낚시란 인간과 물고기의 머리싸움이다. 다만, 인간이 도구를 이용하면서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만약 물고기도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면 인간과 사투를 벌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물고기들은 바늘에 매달려 있는 먹이를 잘 물지 않는다. 먹잇감이 부자연스러워 인간이 쳐놓은 덫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상대가 강해야 승리욕이 생기게 마련이듯이 낚시꾼들은 머리가 좋으면서도 동물적 감각이 탁월한 참돔·감성돔·돌돔 등을 잡기를 원한다. 물때·날씨·수온 등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여건과 함께 긴 기다림을 통해 대상어를 낚아내는 묘미에 엄청 쾌락을 느낀다. 물고기가 아무 생각 없이 멍청하게 미끼를 물어준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그래서 인간들은 먼 바다의 갯바위낚시를 좋아한다. 물고기가 없는 논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러나 예외도 있는 법. 출조비를 아끼거나 바쁜 일상에 쫓겨 방파제에서도 낚시한다. 쉽게 말하면 생활낚시다. 일과를 마치고 혼자서, 아니면 가족과 함께 방파제를 찾는다. 주말이 끼어 있다면 금상첨화다.

◇ 지금 새끼갈치 낚시 한창

진해·창원·마산·김해 지역에서 이렇다 할 낚시장소가 흔치 않다. 하지만 무심코 스쳐 지날 수 있는 숨겨진 명당이 있다. 바로 진해 명동 방파제다.

이 곳에서는 지금 새끼갈치 낚시가 한창이다. 지난 4일 퇴근 뒤 이 곳을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늦은 시각에도 방파제 곳곳에서는 30~40명이 진을 치고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살며시 미소가 흘렀다.

이 곳은 가족·연인들이 분위기를 잡으며 손쉽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갈치라는 놈은 떼를 지어며 불빛을 쫓아다니기 때문에 방파제가 적당한 장소다. 철이 되면 채비를 넣었다 하면 바로 입질이다.

◇ 미끼는 현지 갯가에서 잡은 멸치새끼

갈치 채비는 간단하다. 바다 낚싯대가 아니더라도 민물 민장대를 사용해도 된다. 민장대에 원줄을 묶고 고추찌, 고추찌 부력을 없애는 조개 봉돌, 집어용 케미라이트두개, 도래 순으로 달면 된다. 그리고 0.5~1m 정도의 목줄에 볼락바늘 4~6호의 작은바늘을 사용해야 한다. 바늘이 크면 작은 갈치가 물지 않기 때문이다. 비교가 적절치 않지만 갓난아이에게 어른 숟가락은 입에 넣기 힘든 것과 같다. 활성기인 8~9월에는 목줄을 철삿줄로 사용해야 할 정도로 성장해 손맛도 끝내준다.

미끼로는 활성기에는 전어살점이나 새우를 사용한다. 지금은 갈치가 작아 현지 갯가에서 잡은 멸치새끼가 잘 통한다. 특히 이 놈들은 동족인 자신들의 살점을 맛있게 먹는 놈들이다. 갈치 한 마리를 낚아 토막을 내고 그것을 미끼로 사용하면 남들보다 효과를 더 본다. 아니면 낚시점에서 판매하는 학꽁치용 미끼를 사용해도 된다. 그러나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

갈치라는 놈은 야행성이고 머리가 몹시 나쁘고 포악하기 때문에 입질 파악은 쉽다. 찌가 깜빡거리며 수면 위 아래로 움직이거나 옆으로 끌고 가거나 찌가 서서히 내려갈 때 낚싯대를 약간 들어 올려 줄을 평평하게 하고 가볍게 챔질해야 한다. 제대로 바늘이 걸렸을 때는 성질 급한 갈치가 파닥거리며 올라온다. 조명을 받은 밤 갈치의 은빛 향연은 멋있다.

◇ 새끼갈치, 어떻게 요리하지?

자~ 그럼, 이렇게 잡은 갈치는 어떻게 요리할까. 그것도 길이가 15~20㎝ 정도의 작은 것을…. 한 바구니 가득 잡은 한 아줌마가 살짝 요리비법을 전해줬다. 말려서 갈치조림·국거리로 해먹으면 일품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아저씨는 즉석에서 칼로 비늘을 확~ 벗겨 회를 쳐 먹으면 일미라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소금을 쳐 통째로 갈치젓갈을 담가 먹는다는 것.

이날 조황을 엿볼 수 있는 한 중년 부부의 대화다.

△남편 : (갈치로 꽤 차오른 양동이를 보며) "자기야 팔 아파 죽겠다. 좀 쉬다가 하자"

△아내 : "…, …" (대꾸 없이 찌만 바라보고 있다)

△남편 : (또 다시) "쉬다가 하자~응?"

△부인 : (신경질적이면서 큰소리로) "찌 쫌 보이시더! 그것 갖고 뭐 해먹겠는교?"

△남편 : "…" (말없이 찌만 본다)

---------------- 2007. 7 .7 경남도민일보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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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행복 2007-07-08 20:30 IP:125.xxx.13	재미나게 사시네요..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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