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을 치고 출조한 태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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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진을 치고 출조한 태종대

	2023-12-05 (화) 10:52 작성자 : 카사블랑카 ( shdj007 )
	조행기
	추천: 0 조회: 1775

IP: 1.xxx.58

배수진을 치고 출조한 태종대

연말이 다가오니 여러 가지 행사가 겹치고
그에 따른 휴일 날 낚시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며,
기상도 고르지 못하여 출 조 자체가 불가능한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11월부터 12월까지
제법 많이 붙어있던 작은 씨알의 감성돔이
수심이 깊은 곳으로 빠져버렸고,

또 출조의 횟수가 줄다 보니 감성돔을 만날 확률은
현저히 떨어지는 계절이었습니다.

이번에도 토요일의 결혼식이 정해져 있어서
먼 곳에서 가까운 친척들이 부산에 와있어서
감성돔을 잡아 회 맛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신립 장군이 탄금 대에서 일본 군을 상대로
배수진을 치는 심정이 바로 이번 출 조의
변 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에 바다 물의 수온이 떨어지고
제법 많이 설치던 감성돔들이
서서히 빠져나가는 시즌이라 이 배수진의
비장한 각오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이왕에 배수진을 친 이상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날씨 예보를 보니 바람이 제법 불어서
우선 바람을 등지는 장소를 포인트로 물색하고,
부낚을 이용한 여러 군데의 조황을 체크하여
확률이 높은 곳을 선택하고,

다른 낚시인들 보다 일찍 가서 확률이 높은
좋은 포인트를 선점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정해진 곳은 태종대 영도 낚시점,
1시 조금 넘어서 낚시 점에 도착하니
더 먼저 온 조사 님이 딱 한 분이었는데,
생도에서 더러 뵈었던 터라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그분 말씀이 어제 늦게 들어가서
나름 작은 손맛을 보았다고 하면서
오늘은 큰 놈을 노리기 위하여
그 옆으로 가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오랜만에 가다 보니
어느 곳이 고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지를 알 수 없어서 어디가 좋을 것인지 물어보니,

좋은 곳이라고 추천해주었는데
나중에 배를 타고 가서 포인트에
일행과 내려보니 더러 왔던 장소였습니다.

새벽 3시에 배가 출항을 하니 해가 뜨려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일단 커피나 한잔하고 같이 간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낚시를 해 보려고 밑 밥을 준비하기 위하여
두레박으로 물을 퍼 담는 순간에 줄이 터져
그냥 밖으로 떠내려가 버립니다.

어둠을 틈타서 낚시를 시작해보니
쏨벵이 적은 것만 올라옵니다.

한참 후 날이 셀 무렵 조류가 안으로
흘러 들어와 멀리 밑밥을 쳐서 들어오면서
밉 밥을 가라앉게 해봅니다.

그 위쪽에 찌를 흘려 발 앞으로
끌어 들이기를 반복하는데 큰 황복과
우럭이 올라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찌가 밑으로
들어가는 속도가 빠릅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감성돔의 입질인데
히트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바늘이 적은 것 같아서
4호로 바꿉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히트가 되는데 씨알이 별로입니다.
다시 멀리 원투하여 발 앞으로 오는 도중에
히트를 하여 올려보니 아까 것 하고 비슷합니다.
나중에 재어보니 27-8입니다.

지금이 12월인데 아직도 살 감성돔이 설친다니
그 이유는 오늘 아침에 tv를 보니 풀렸습니다.
강원도 쪽에 평균 수온보다 약 2도가 높아서
도루묵의 생태에 지장을 준다고 합니다.

그 후에는 잡어가 많이 설쳐 미끼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렇다면 먼 곳에 잡어가 설치니
밑밥은 멀리 치고 발 앞에 잡어가 없을 것이라
보고 집중하여 발 앞쪽을 노려봅니다.

역시 물속으로 슬슬 잠기던 찌가
원 줄까지 슬쩍 당겨갑니다.
드디어 왔구나 하며 힘껏 챔질
뭔가 상당히 육중한 놈이 걸려 듭니다.

그리고 몇 차례나 밑으로 박고 제법 힘을 씁니다.
이윽고 뜰채로 골인 나중에 재어 보니
35-6 정도입니다.
튼실해서 그런지 힘이 좀 좋습니다.

그 후 들 물이 끝나고 날 물의 타이밍인데
아까 물 퍼다가 떨어져 나간 두레박이
정확하게 제 앞으로 옵니다.
이런 재수가 낚시 바늘로 걸어서 끌고 와
뜰채로 골인 내 것이지만 새로운 득템입니다.

마칠 시간이 다 되어가는 데 미끼가
바닥까지 내려가지도 않고 발 앞에서
맴도는데 찌가 순식간에 쳐 박는데
나도 모르게 챔질하니 스풀을 풀어놓아
원줄이 끼익 소리를 내면서 풀리며
엄청난 힘으로 밖으로 내 달립니다.

대만 들고 있었는데 한참 나가다
스풀을 조이자 목줄이 그냥 터져 나갑니다.
씨알 좋은 농어나 부시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 후에 이번만 하고 그만해야지
하는 순간에 잡어 입질 비슷하여 챔질을 했더니
감성돔은 아닌데 발 앞에 오니

그때부터 좌우로 왔다 갔다 흔들어 댑니다.
비늘의 색깔이 희고 깨끗한 씨알 좋은 숭어입니다.

오늘의 출조에서
나는 그래도 오랜만에 감성돔 손맛은 보았는데
같이 간 후배 분은 아침에 긴꼬리 한 마리와
전갱이, 쏨벵이 등만 잡아서 같이 간 입장에서
한편으로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오늘 마지막에 숭어를 잡음으로 인하여
접대하기로 한 분들 다 초대해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서울 친척을 포함하여
6분을 집 근처 횟집으로 모시고,

한잔하면서 오늘 좋은 포인트를 선정하게 도와주신
조사님께 감사드리며, 임진왜란 때의 신립 장군도
그날의 전투가 이랬으면 좋았었겠다고
생각한 하루였습니다.

웃는배꼽

2023-12-05 11:07

'카사블랑카'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좋은 포인터라고 모든 분들이 손맛을 보시는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조행기를 올리신것 같습니다.
다양한 어종으로 손맛을 보시구 아울려 횟집으로 가시어 입맛까지 다양하게 보신것
축하 드립니다.
갈수록 계절은 깊어가니 아무래도 수온이 차가웠다 조금 좋아 졌다 하니
출조해도 조황이 들쑥날쑥할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실력이 좋아서 그래두 얼굴은 보셨지만 지인분들이 손맛을 못보신것은
아쉽지요 허지만 입맛을 보신것으로 만족 하시구 다음에 또 지인분과 가시면
더욱 좋은 시간을 기대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카사블랑카	옜 말에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오래 만의 출조에 돔을 잡아서 대접을 해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고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출조를 하니 용왕님이 점지를 해주신 덕분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출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12/6 09:44

낚시가최고

2023-12-05 18:26

항상 가실때마다 어김없이 손맛을 보시는 실력인데
이번에 마릿수가 좀 아쉽네요
그만큼 환경이 좋지 못했나 봅니다.
지인분과 다음에 가시면 모든분이 손맛 가득히 보시길 바래 봅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카사블랑카	낚시란 계절과 수온을 가장 많이 타는 것이라 우리 조사님 들이 운칠기삼이 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의 출조도 좋은 분을 만나서 조언을 받은 것이 1차 적인 운이었고 그곳에 적은 감성돔이 나마 들어와 준 것이 두 번 째의 운이 였던 것 같습니다.	12/6 09:51

케미

2023-12-05 19:51

대단하십니다.
배수의 진이 아니더라도 실력으로 충분히 조과를 올릴 수 있으시네요
씨알이 다소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래도 몇번의 손맛을 보신게 어딥니까?
두레박도 되돌아 오니 완전 복 받으신 분이네요


카사블랑카	과찬의 말씀입니다. 아무래도 실력보다는 운이 좋아야 요즘 철에 감성돔을 잡을 수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운은 그날 확실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 두레박이 꼭 그자리에 돌아오 듯이 말입니다	12/6 09:55

바다부엉이

2023-12-06 04:28

간혹 낚시를 하다 바다에 떠내려가는 물건을 보면 너무 아쉽지만
다시 물이 바뀌어 찾을수 있어면 너무 큰 행복처럼 느끼어 집니다.
손맛은 보시구 오셨군요
친구분은 좀 아쉽겠습니다. 손맛 입맛 보신것 축하 드립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카사블랑카	우리 조사님들은 바다에 뭐라도 빠뜨리면 많이 아쉽습니다. 왜냐면 당장 돈을 주고 사야 하니 더욱 그렀습니다. 조금 이해가 안되는 것은 이 철에는 살 감시가 들어가고 좀 큰 것들이 설쳐야 하는데 수온이 많이 올라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만 곧 대물들이 설쳐서 우리 조사 님들 모두 우리 한 손맛을 볼 수 있기를 기원 합니다	12/6 10:07

야인 2023-12-07 10:31	카사 선배님 잘계시죠 ^^ 뵌지가 10여년이 흘렀네요 태종대 갔다오셨나 봅니다 스플차고 토겼놈 입질형태로 보아 벵에동5짜 확실한것 같습니다 저도 2년동안 똑같은 페턴으로 3번 걸었는데 1.7호로 감당이 안되던군요 오랫동안 안잊혀 집니다 가까이 계시는데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카사블랑카 2023-12-07 12:46	야인님 참말로 반갑습니다 그날 바람이 상당히 불고 백파가 쳐서 부득이 바람피하는 곳으로 갔는데 영도 쪽은 출조횟수도 많고 온갖 고기를 다 걸어본 실력을 겸비한 분이니 엉겹결에 물었던 넘이 벵에라고 하니 궁금증이 일시에 풀립니다. 그리고 야인님은 글을 재미있게 쓰는 실력이 게그맨들 보다도 더 뛰어나니 방송국의 작가가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잠복조

2023-12-08 13:02

옆에서 같이 보고 있는 느낌을 들게 하는 글입니다,... 출조 한번 나갓다온 개운함이 듭니다


카사블랑카	잠복조 님 하찮은 조행기를 과대평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낚시를 다니다 보면 꼭 고기를 잡아와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일반적인 출조 보다는 자연적으로 신경도 더 써 이고 또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설치면 좋은 자리 들어가게 되고 그 결과로 확률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곳에 고기가 들어와 있어야 하는 게 문제입니다	12/11 13:28

감사합니

2023-12-13 00:35

참 조행기 항상 느끼지만 맛나게 적어신것 같습니다.
덕분에 대리 만족하고 갑니다.
다시돌아온 두레박 처럼 항상 행운이 가득하시길바래 봅니다.


카사블랑카	우선 어줍 잖은 조행기를 칭찬해 주시니 황송합니다. 원래 부터 사무적이고 법적인 업무를 수 십 년 간해온 탓에 조행기 자체가 설명과 서술 위주라 딱딱할 것 같아서 야인님 처럼 유머있고 재미있게 작성 해보려고 해도 능력의 한계인가 봅니다.	12/14 12:24

수가

2023-12-16 00:40

실력이 좋어시니 손맛도 보시구 하나 봅니다.
저역시 조행기 너무 잘 보고 대리만족 하고 갑니다.
다음엔 더 좋은 손맛 가득히 보시길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카사블랑카	요즘 철에 맞는 씨 알 좋은 것들이 올라왔으면 한 층 대리 만족의 분위기도 좋았을 텐데. 한 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요즘 계속 토, 일요일 날은 날씨가 안 좋아서 우리 조사님들 출 조에 지장이 많습니다	12/18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