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퍼 담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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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조아서 ( time9768 ) time3765@yahoo.co.kr
작 성 일	2007-04-13 (금) 11:38

ㆍ추천: 0 ㆍ조회: 2841

ㆍIP: 59.xxx.118

고기를 퍼 담은 이야기

얼마전에 인천 이야기가 나와서 제가 인천에 살면서 고기 잡던 재미난 기억이 되살아나
부산쪽에 거주하시는 분들께 서해안의 진풍경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아시겠지만 인천에는 바닷가이지만 군사 지역이므로 곳곳에 철조망이 둘러처져 있고
썰물때는 십리씩 갯펄만이 보일 뿐 물 한방울 보이지 않으니 선상아니면 낚시하기가
그리 좋은 여건은 아니지 싶습니다.

용유도 비행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섬쪽으로 몇 번 들어가 본 적 있지만 망둥어
외에는 별로 본 기억이 없네요. 그래서 민물낚시를 가끔씩 가던 기억이 납니다.
김포, 강화쪽으로.....

가끔가다 부두쪽으로 나가 보면은 낚시대 보다 높은 철조망 위로 원투대를 던져놓고
망둥어 낚시를 하는 조사님들을 뵈면 부산에 살고 있으면서 여유로움과 행복함이
뿌듯하게 전해져 오는 걸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회사 친구놈이 고기 잡으러 가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자기 작은 숙부님께서 연락이 왔는데 일요일에 고기 잡는 것 거들어주면 고기 자기
들고 갈 수 있을 만큼씩 준다고 대 여섯명 데리고 오랬다고.....
별로 믿기지 않는 말 같았지만 평소 그의 언행으로 봐선 거짓말 할 위인도 아니고.....

어쨌든 5명을 조직하여 길을 떠납니다.
을왕리 해수욕장이 있던 용유도 배를 타고 그의 작은 숙부님 댁에 도착을 합니다.
조금 있으면 간조가 된다고 하시면서 모두 간단한 복장으로 갈아 입으라 하십니다.
집에 입고 갈 옷은 벗어놓고.....

여섯명이 작은 통통배를 타고 길을 떠납니다.
그런데 낚시대도 없고 그물도 없습니다. 가마니만 한쪽에 쌓여 있을 뿐.....
모두들 의아해 하며 숙부님께 물어보지만 검게 그을린 바다 사나이는 그저 웃음만
지을 뿐입니다.

배 위에서 제법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멀미와 지루함으로 우린 모두 고개를 쳐박고 잠들이 들었나 봅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준비들 하거라!"

숙부님 말슴에 배시시 눈을 뜬 우리들은 눈 앞의 광경에 탄성을 지릅니다.

바다는 간 곳 없고 우리는 산골짜기, 아니 갯펄 골짜기에 들어와 있었던 것입니다.
사방에는 갯펄만이 보이고 작은 골짜기 시냇가에 배가 들어와 앉은 형상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런 곳이 좋았습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너른 갯펄이 좋고 갯펄냄새를 싣고서 이리저리 여행 다니는 바람의
흔적이 코를 간지를 때 마다 왜 그리 상큼함이 배어 나던지!.....

"뭣들하나? 이눔들아! 빨리 고기 않잡고!?....."

숙부님의 말씀에 정신을 차려보니 갯펄 골짜기 (물이 빠질 때 일률적으로 쫙 빠지지만
깊은 곳으로 골이 나면서 꼬리를 끌고가는 현상이 됨) 중간에 그물이 처져있고
누런 갯물 위로 커다란 고기들이 뛰고 있었습니다.

"물 들어오기 전에 잡아야 하니 빨리들 서둘러라!"

물이 점점 더 빠지면서 무릎 정도까지 오니 발 밑에는 온통 숭어가 득실 댑니다.
물반 고기반이 아니고 물 3 고기가 7 입니다. 그 것도 팔뚝보다 크고 굵은 놈들이.....
바다에서 숭어를 본 것은 아마 그 때가 첨 이었지 싶습니다. 어찌나 설레던지.....

정신없이 가마니에 2명 1조가 되어 짧은 뚤채로 고기를 퍼 담습니다.
처음에는 신이 났죠!
하지만 가마니가 쌓여 갈수록 우리는 초죽음이 되어 있었습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온통 머드 팩으로 뒤집어 쓴 괴물들이 눈만 깜박깜박 하면서
엉덩이 까지 진흙속에 쳐 박힌 발을 빼느라 고기 담기는 커녕 어기적 거리며 진흙속에
얼굴을 쳐박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고만 있었죠^^

밀물이 밀려 듭니다.
우리는 재빨리 그물을 걷고 배에 올라 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배가 바다 위에
떠서 항해를 합니다. 참 자연이란,
바다란 대단한 것이구나 하고 새삼 감탄을 하게 합니다.

얼마되지 않은 시간이었을텐데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그 날 잡은 숭어는 모두 일곱가마 반 이었습니다.
그리고 머드 팩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한 것 같습니다.
참숭어 회와 숭어튀김 숭어 묻침으로 점심을 먹고 나니 숙부님 한 말씀 하십니다.

"자! 이제 너희들 힘 닿는데 까지 짊어지고들 가라!"

모두들 몇 마리씩이나 가져 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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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어도감사해

2007-04-13 14:58
IP:221.xxx.231

아~ 옛날~이~여 (이선희 노래)
재미있게 자알 보고갑니다


조아서	ㅎ~ 재밌는 얘기는 아니고요^^ 그래요!! 옛날이 참 그리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4/13 16:31

진정잡어맨

2007-04-13 15:07
IP:211.xxx.21

기억에 오래 남을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숭어뿐 아니라 우럭 감시 농어 돌돔 참돔
이렇게 섞여 있었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ㅎㅎㅎㅎ
몇마리 들고 갔습니까?? 한 열마리??


조아서	ㅎㅎ 나이만 묵어서 겪은게 많다보니.....^^ 그 때는 감시나 돌돔,참돔 등 돔종류도 잘 몰랐었지요^^ 젤 욕심 많은 친구가 비료푸대에 여덟마리?......	4/13 16:36

감시조아

2007-04-13 15:30
IP:58.xxx.98

^^ 저도 그런기억있습니다 군생활을 전라도에서했는데 (해안) 원자력발전소안에 배치되었을때일인데요 물나오는곳옆에 ㄱ 자로 둑이있습니다 물이빠지면 갯펄이 드러나는데요 가끔식 시간날때 내려가서 마대한자루 순식간에 담아나옵니다 돔류는 잘없습니다 똑똑해서 물빠질때 다나갑니다 온통숭어죠 그외 갑각류...근데 각종동네 촌놈들이 모여서 그런지 회를 잘안먹더군요..ㅎㅎㅎ 물내려오는곳 초소에서 근무서고있으면 낚시꾼들 쫓아내는게 일인데 초코파이한박스와 콜라큰거하나면 쇼부가되지요...보통 알고 챙겨옵니다..옆에서서 구경하고있으면 원투쳐박기에 연신 감성돔이 올라옵니다 현지꾼들은 무슨고긴지...이러면서 쿨러안에 대충구겨넣습니다 얼매나 낚시가하고싶던지 ㅎㅎ 항월이었나 향화도였나 그쪽에 있을땐 조수간만이 십여미터나차이나는데 부산촌놈 기죽더군요...물이차면 발앞까지 차구요 그게 밤이되면 학공치가 발앞에 바글바글하는데 근무서다 심심하면 플라스틱부식박스로 후리면 대여섯마리씩 담기는데 그거 잡아서 회쳐먹고있는데 갑자기 오밤중에 대대장순찰이 돌아서 돋댈뻔한사건도 기억이 나는군요


조아서	생각만 하여도 재밌었던 기억이시겠네요^^ 조아님 30대면은 십여년 밖에 않되었을텐데 벌써 바다가 요모양 이네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4/13 16:40

감펭이

2007-04-13 15:52
IP:203.xxx.254

요즘은 그런곳 엄서요.....제가 어릴땐 고성앞바다에서 청개비에 장대로도 감시 수없이 낚았는데
요즘은 밑밥으로 꼬셔도 잘 안낚여요............세상인심이 각박해져서 감시 인심도 각박해지나 보지요...


감펭이	참 그땐 그놈이 감신줄도 몰랐슴다....그냥 바다붕어 낚어로 가자고 했걸랑요...	4/13 15:53

조아서	오랫만이네요! 바다 붕어하면 우린 망상어로 알고 있었는데 감펭이님 동네는 좀 고급으로 노셨네요^^ 옛날이 그립다고 다시 오지는 않을거고, 우리가 인심이 후해지면 감시도 좀 후해지지 않겠습니까?!!^^	4/13 16:47

감펭이	제가 한 일주일 출장 갔다 왔더니만 부산바다가 완존히 다른 인물들로 넘쳐나고 있는것 같습니다.우리바다 우리가 지켜가야하는데 요즘 갯방구 가보시면 한심할 따름입니다. 구멍마다 비닐에 팩에........음식쓰레기까지....장비 둘러메고 들어가 보시면 더욱 심각해집니더.........아 옛날입니더. 고성바다가 그립습니다. 뻘물에도 대나무 민장대에도 입질하던	4/13 17:40

감펭이	그놈들을 어디에서 다시만날수 있을련지요.	4/13 17:40

조아서	예전에 친구집인 고성 앞바다에서 배타고 아나고인지 뭔지 친구놈 잡아서 회 쳐주길래 먹던 기억이 새롭네요^^ 글쎄요?!! 다시 올 수는 있을까요? 그런 날이.....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기를 죽기전에 손꼽아 기다리며.....	4/13 18:46

감펭이	울 엄니 고향이 고성 장백입니더... 물나면 갯방구와 갯펄에서 조개잡고, 고동잡고 후리 그물 훌쳐주고 전어 좀 얻고 해서 집에와서 맛나게 회비빔밥 해먹고,,,밤새 고동 까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인제는 고동도 없고 바지락도 없고 전어도 양식을 사서먹는데 그때 맛이 영 안납니다.	4/13 19:09

야인

2007-04-13 18:58
IP:125.xxx.137

조아서님 글읽어니..옛적 구평방파제. 구길[산길]로 걸어 .방파제 못가 민장대로
둘이서 감시 100여마리 청개비로 잡은 기역이 생각납니다.
담을때가 없어 땅위에 툭툭던지니 지나가는꾼 이양반들 이게 무슨고기줄 알고
낚시하나 귀하고 귀한고기 인디..
웃는얼굴로 둘이마주보고 ...아저씨 뭔 ~ 고기인 ~디유. ㅋㅋ


조아서	참 아련하고 재밌고 귀한 시절이였고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이지만, 이제 추억의 한 폐이지가 되어 버렸군요! 이제 젊으신 조사님들 또한 지금의 이야기를 먼 훗날 할 때가 있겠지요. 그 때는 왜 그리 고기가 없었는지......하고.....제발......	4/13 22:07

폴리

2007-04-13 20:14
IP:122.xxx.27

아~하~!! 이제 알았다~~ㅋㅋ .... 아우님이 회를 별로라하는 이유를~~~
괴기를 가마니에 퍼 담았으니 ...낚수하러 가선 손맛만 볼라카고 입맛은 안볼라카더니....
다 이유가 있었구먼~~~
요즈음은 그러한 곳도 없겠지만 옛적엔 부산에도 썰물 때엔 지금의 남천동과 부경대 모래사장에서
맞(?) 과 조개 (=백합)를 정말 낙엽 긁어 모으는 갈쿠리로 한가마씩 잡곤했는데.....
소달구지에 김장김치 절이러 보통 남천동으로 많이 갔었는데 ,가면 당시엔 이름모를 고기들이
무리를 지어 눈앞에서 씻는 배추이파리를 물고 가곤 했었다오....
자란 고향이 눈앞에 가물거리는 듯 한데
잊어 묵고 영등철 가기전에 원 한번 풀어야 할낀대~~ㅎㅎㅎㅎ
벌써 알 밴 감시가 올라 온다는데 우짤랑교????ㅎㅎㅎ


조아서	우짜기는 뭘 어쩌겠습니까?!! 걍 무조건 출발해서 던지면 되지요^^ 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4/13 22:10

BlueEyes

2007-04-14 13:39
IP:211.xxx.211

아직 나이가 많지않아서... 좋지만...

요즘 10번가서 10번 황치니깐...

수십년전엔 고기 잘나올때가 부럽습니다...

제가 낚시에 "낚" 짜두 모를뗀... 용호동에서도 참돔이 자주 나오곤 했다던데...

요즘 부산권엔 정말 괴기가 없네요... 메가리가 그립다... 작년여름엔 너무많아서...

고놈들을 피해다닌다구 욕봤는데... 이번여름엔 사랑해줘야 할꺼같아요 ㅋㅋㅋ


조아서	오늘 집 밑에 수영천가를 거니는데 시커먼 떼들이 몰려 다닙디다! 그래 뭔고하고 보니 숭어치어,고등어 치어,메가리 치어들이 사방 10여 m를 검게 물들이고 다니니 올 여름엔 아마 대박 할꺼라!!^^	4/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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