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가 고기를 끌고 올라간다. 저 고기를 우째야 되겄노?]
낚시하면서 솔리우스가 금우궁님한테 한 말입니다
영도 크루즈 부두가 어딘지 궁금해 했더니 금우궁님께서 안내를 해서
둘이서 새벽이 되도록 이런저런 온갖 이야기를 다 하던 중에
금우궁님이 솔리우스한테 묻습니다
[아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보통은 고기가 찌를 끌고 내려 가는데]
[찌가 고기를 끌고 올라간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찌가 고기를 끌고 간다 해서 낚시하면서 계속 찌를 살폈는데]
[고기를 끌고 가는 찌는 없더라...]
무슨 말인지 솔리우스가 헛갈려서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솔리우스가 갑자기 찌가 고기를 끌고 가고 있고
어떤 찌는 고기를 다 뜯어 먹고 있다 하는데
아무리 찌를 쳐다 봐도 흐르는 찌는 있어도 고기를 끌고 올라가는 찌는 없더라...
총조과는 이렇습니다
4짜 넘는 대전갱이부터 중전갱이...
옆엣 분들 고기 안 가져 간다시길래 같이 챙겼습니다
조과물 일부는 쥐가 물고 가던데 생도에 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안 해 봤습니다
뜻밖의 전갱이가 들어 오는 바람에 씨알 좋은 것은 갯바위 물칸에 넣어 뒀더니
쥐 두 마리가 어디서 와서는 일부 뜯어 먹고 일부 물고 등대 쪽으로 끌고 올라 가더군요
그래서
[쮜가 고기를 끌고 올라간다...] 했더니 ~^^
배를 타고 나가면서 보이는 바다는 물은 탁하고 너울은 없는 듯 하더니
태종대 전망대 앞을 지나면서부터는 후아~~~
좌우로 흔들리고 앞뒤로 끄덕거리고, 배가 그냥 죽여 줍니다
생도에 가까워질 수록 너울이 강해지지만 물은 맑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싶은데
막상 포인트에 도착하고 보니 너울은 엄청난 힘으로 밀어 붙이고
[물은 완전 깨끗해 지고...]는 희망사항이고...탁하기도 하고 다시 적조가 밀려 들어 옵니다
돌아치고 말아치는 바다 ... 여기저기 둘러 보면서 마셔가면서 먹으면서 마냥 쉽니다^^
길치가 길을 잘못 들어 건너보는 북항대교...
처음으로 북항대교 건너서 진진낚시 들러 여러가지 준비하고
세 시 배로 생도에 들어 가서 내리고 싶은 포인트에는 내렸는데
서고 싶은 자리는 밑밥통이 두 갠가? 세 갠가 놓여져 있어서 진입하지 못합니다
건너편 포인트에도 밑밥통이 보이고 낚싯대가 거치 돼 있고
물흐름이 빨라서 낚시는 하지 않고 대기 중인 듯 했습니다
물이 빠르고 고기 나는 자리는 거의 정해져 있어서 모두가 다 그리로 채비를 넣으니
채비 엉킴이 많습니다. 두 사람이 엉키기도 하지만 세 사람이 동시에 엉키기도 하네요
그렇게 채비가 엉키고 엉킨 채비를 다 풀고 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든 사람이 다 먼저
[미안합니다][죄송합니다] 하고 표현을 합니다
멀어서 소리가 안 들릴 거리면 목례로서 미안하다는 표시를 해 주네요
생도가 칼싸움이 많고 다툼이 많다는 말도 들리지만
저렇게 하니까 서로간에 불편해 지거나 할 일이 없네요
심지어는 자리가 비좁다면서 바리바리 짐을 메고
갯바위 너머 포인트 좀 너른 자리로 가는 분도 계시더군요 -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비좁아도 서로가 이해하면서 던지고 감고 엉키고 풀고를 반복하다가
금우궁님은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상사리 두어 마리 잡고 놔 주고 하더니 갑자기 찌가 바다에 둥둥...떠 내려 가고...
어느 순간 또 금우궁님을 보니 찌 하나가 또 둥둥---떠내려 가고...
원줄이 왜 터졌느냐고 물으니 그 대답은 안하고 싱긋이 웃기만 합니다^^
대물 걸어서 터졌을 거라고 믿고 싶으면서
솔리우스도 큰 입질 한 번 받습니다 - 터집니다 목줄이...정확하게 중간에~~
대를 뺏긴 것 같습니다. 대를 세워 보려고 안간힘을 다 썼지만
순간 판단에 [이 고기는 당장에 혼자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이 안 선다...]
금우궁님을 불러 보지만
빵빵 때리는 파도 소리에 전혀 들리지 않는 도움 요청성 [고기 걸었다...]
저 소리는 허공중에 다 흩어지고
고기는 기술적으로 수중여에 목줄 끊고 제 갈 길 여유롭게 갔습니다
삼십 분 정도 반짝 입질 우루루 하더니 전갱이 들어 오고
참돔의 시대는 막을 내립니다
내리고 싶은 자리에 내리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서고 싶은 자리에 서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느끼는 출조였습니다
서고 싶은 자리에 서지 못하고 보니 다시 설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고
다시 선 자리에서 새롭게 공략전략을 세우는 것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듯 합니다
다음에 다시 생도를 또 가게 되면
서고 싶은 자리에 서려고 애를 쓰고
설 자리 서지 못할 상황이면 포인트를 다른 곳으로 정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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