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뱀모기입니다.
봄이 오긴 오나 봅니다. 한낮 기온이 오르는 것을 보니 겨울이 지나가는 것 같아 좋습니다.
올 겨울 진정한 대물감성돔 한마리 잡아 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데요.
참 운이 없습니다.
상상도 하기 싫은 주말 스케줄을 소화하고 월요일 출조를 기조동생이랑 잡아 보았습니다.
아직 저수온기라 그런지 조황이 거의 몰황수준이더군요. 몇 십명이 나가서 한마리? 두마리?
그래도 확률이 높은 통영권 그리고 기왕이면 조금 먼 용초도나 비진도를 생각하고 갔습니다.
6시 첫배라 여유롭게 새벽 3시에 만나 출발을 했습니다.
매번 거가대교만 건너 다녔는데.... 기조동생에게 다른 길을 알려 주기 위해 마창대교로 가니 이런 길이 있는지 좋아하더군요.
쉬엄 쉬엄 도착하니 5시 15분.
커피 한잔과 함께 시원한 바닷내음을 만끽합니다.
시간이 되어가자 부지런한 꾼들.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더군요.
명부 적고 비진도나 용초가고 싶다고 하니 철수시간이 맞지 않아서 못가신다고 하십니다. ㅜㅜ
어쩔 수 없이 오곡도로 목적지를 정하고 둘은 신이 났습니다.
우리가 선점한 포인트는 낮은평바위포인트입니다.
선장님께 조금 편한 자리 부탁드린다고 하니... ^^ 저 자리 내려주셨는데요.
이때까지 갯바위중 최고자리입니다. 슬리퍼신고 낚시해도 될 듯 싶더군요.
일단 포인트는 둘다 만족스러운 얼굴입니다.
일이 있어서 12시 철수라 부런히 해야 할 듯 싶더군요.
장비 정리도 하고 밑밥준비도 합니다.
건식파우더 2개랑 크릴 3개 그리고 미리 불려놓은 압맥한봉지입니다.
겨울에 갯바위에서 밑밥 믹싱은 몸에 열을 나게 해 주더군요. 힘은 들지만 밑밥은 참 맘에 들게 만들어 지네요.
기조 동생 채비 준비에 정신이 없습니다.
촬영 당하는 줄도 모르고 ㅎㅎㅎ
손맛 좀 보고 싶다고 낭창한 대를 잡더군요. 꼭 한마리 해~~~
저두 채비 준비를 하려는데. 기조가 옆으로 오더니
"형 이거 써 보세요. 좋습니다. 하고 선물로 하나 주네요.
아이쿠 고바버라... 뽀뽀라도 해 줘야 하는건가? ㅎㅎㅎ"
저두 오늘은 자주 쓰는 08대에 원줄 2.5 목줄 1.75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찌는 원투성이 있는 1호찌를 잡았습니다.
낚시 시작하기 전에 포인트 주변에 감성돔을 불러 모을 베이스밑밥을 어느 정도 밀어 넣고 잘 생긴 크릴 한마리 끼워서 캐스팅.
슬금 슬금 움직여 주는 조류가 오늘 모든 것이 맘에 드네요.
기조동생의 멋진 캐스팅 장면 한장 담아 보았습니다.
조류는 우에서 좌로 흐릅니다.
발앞은 10m 공략 지점은 12M 정도가 되더군요.
찰방 찰방 흐르는 조류가... 미세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슬금 슬금 들어가는 찌의 미동에 긴장을 하고... 원줄을 사리고..... 챔질의 기회를 엿 보다.
스윽 하고 들어가는 찌를 보고 챔질.
순간 대가 휘어지는데...
아싸 한마리 하는구나... 쿡쿡.. 멀리서 입질을 받아서 인지... 힘도 좋습니다.
중치급 감성돔을 생각했는데요.
올라오는것은 ㅜㅜ 대물 노래미입니다.
실망감이 ㅜㅜ 말할 수가 없네요.
엄청나게 크네요.
이놈도 크니 무섭게 생겼네요.
오늘 넘 미역국으로 맛있게 먹어 주겠으~~~
기조동생에게도 입질이 들어 오네요.
대는 엄청 휘는데... 작은 볼락이 올라옵니다. ㅎㅎㅎ
아이쿠 ~~~ 일단 생명체들이 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조짐이 좋아 보입니다.
어느 듯... 만조 시간이 지나고 물이 바뀌는 시점도 지나고 약간의 지루함이 오는 타이밍이 왔습니다.
철수까지는 2시간 정도 남았더군요.
큼직한 크릴 한마리 이쁘게 끼워서 멀리 캐스팅 후 채비가 정렬이 되고.... 찌를 응시를 하고 있느데.
그 순간.
찰방 거리던 찌가 깜빡 하더니 순식간에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손에 힘이 들어가고 반응 속도 0.001초의 챔질.
덜컹...
08대가 사정없이 꼬꾸라집니다.
그래 왔구나~~~
오늘 손맛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놓지지 않으리라.
물 밑에선 대물감성돔이 자기 목숨 걸고 저랑 사투를 버리는 것이 눈에 그려지기까지 하더군요.
그렇게 천천히 두번의 펌핑과 릴링을 하고.
대를 세워 들고 견딥니다. 쿡 쿡 거리는 것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정없이 쳐박으면서 들어가는데.... 드랙이 풀려 나가면서 대의 한계치까지 가더니...
이내 소리 없이 허공으로 서 버리더군요.
이 허무함과 미안함을 말할 수 없네요.
목줄은 바늘 윗 부분이 칼로 잘린 듯... 깔끔하게 끈어져 있네요. 최고 인장강도까지 가서 끈어 진것 같습니다. ㅜㅜ
오랜만에 받은 대물을 허망하게 보내 버리고 말았습니다.
기조동생도 집중력이 장난이 아니네요.
멋지게 한마리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어느 듯 흘러 철수시간 30분이 남았습니다.
둘이는 약속이나 한 듯 갯바위청소와 떨어진 밑밥을 두레박으로 청소를 합니다. ^^
잘 맞아서 좋습니다. ~~
항상 고마운 아내가 준비해 준 도시락입니다.
기조 동생이랑 먹을라고 숫가락을 잡자 마자...
철수배가 오네요. ㅜㅜ
하는 수 없이 갯바위 만찬은 철수 후 낚시방에서 했네요.
아들이 회를 좋아해서 잡아온 노래미를 정성스럽게 썰어 놓았습니다.
저두 한 두점 먹고 아들이 다 먹어 버렸습니다.
회간장에 회를 먹는 진정한 회 킬러입니다.
기조동생이 바칸에 볼락 한마리 던져 놓았더군요. ^^
와이프가 얼릉 살려 주고 오라고 해서 아들과 함께 가까운 방파제까지 살려 주러 갔습니다.
이 볼락의 태생은 통영 새로 이사온 곳은 부산입니다. ^^
대물 감성돔과의 결투에서 쓴패배를 맛보고 나니 2차전 도전장을 던져 주려고 합니다.
도전을 받아 주면 다음엔 기필코 이겨서 엄지척 하고 사진 한장 찍어 보려고 합니다. ~~~
통영 소혈도 감성돔 낚시
전설이 되어 버린 감성돔 "비진도 감성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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