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나서서 해 뜨기 전에 포인트에 도착하려던 계획은 또 실패하고
해가 뜨고 날도 훤해진 다음에 옆지기 동행으로 나선 출조
폭염이 계속이라 우산 큰 거 챙기고
갯바위와 산이 가까워서 나무그늘이 가까운 곳으로 포인트를 정하고
마실 꺼리 쿨백에 챙기는데 차가운 거 얼린 거 해서 한 가방 가득입니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낚시하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인터넷에 이미 공개되고 알려진 포인트는
거의 모든 곳에 차가 다 있고 목표로 했던 자리 역시 차가 석 대 있어서
내려가는 거 곧바로 포기하고 다른 자리 가는데
마찬가지로 차는 있어서 망설이다가
그래도 여기는 어디든 한 자리 설 곳은 있을 거다 싶어 내려갔는데
이 자리는 비록 내만이지만 전형적인 들물포인트라
들물에는 왕성한 입질을 보이다가도
만조 물돌이가 지나면 거짓말같이 뚝하고 입질이 끊기는
도보포인트에서도 들날물 차별이 아주 강한 자리입니다
엊그제 엉망이던 물색이 아직도 물에다 간장을풀어놓고
채소를 빡빡 문질러서 나오는 퍼런 물을 같이 섞어놓은 것 같은 물색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전방시야는 30cm 정도입니다
수온도 전날 대비 1.5도 이상 떨어져서
활성도가 많이 낮아졌을 거라는 생각으로밑밥이며 채비며 준비합니다 
내려가서 얼마 안 돼서 만조 아홉시 반이 지나고 그동안 잡힌 고기는 복어에 벵에돔 명함크기부터 뼘치까지... 계획대로라면 내려오자마자 한참 입질이 들어오고 만조 물돌이까지 낚시를 하고 열 시 쯤 해서는 철수를 하는 그런 아름다운 그림이 나와야 되는데
날물이 진행되면서부터는 간간이 물어주던 애벵에 입질도 끊어지고
심지어는 복어조차도 입질을 안 해주니
아예 입질 자체가 뚝 끊어집니다
다시 들물이 시작되는 시각은 오후 세 시 반,
포인트 특성에 맞게 다시 입질을 받아내려면
오후 세 시 반까지 다섯 시간이 넘도록 기다려야 해서
먹거리 마실거리 챙겨들고 산 속 그늘로 가서 쉬기로 합니다
오후 세 시에 다시 밑밥 준비하고 채비 다시 하고 나니
낚시 시작할 때가 오후 네 시입니다
들물이 시작되면서 술뱅이를 시작으로 복어 입질이 다시 시작되는데
벵에는 아예 얼씬을 하지 않는 듯 합니다
해 질 때까지 세 시간 남짓 남았는데 다행이 한낮처럼 그만큼 덥지는 않아서
얼음물 마셔가면서 초집중하기로 하는데 그 때 찌가 스르륵~
애벵에 한 마리 나와줍니다
이 애벵에가 큰 벵에의 신호탄인지
아니면 이 날 벵에의 끝 신호인지 일 수가 없는데
기가 찰 만큼 그 한 마리로 입질이 땡입니다
벵에 뿐만 아니라 모든 물고기가 전부...
얼마 전 찰스선생님께 선물받아 처음 써 보는 살림통(바칸)인데
살림통 안에 살림망이 들어있어 잡은 고기 보관하기에 참 좋네요
모 낚시전문 웹사이트에서 할인행사 한다길래 제가 저거 사려고 계획했던 거 알고 계셨던지
그 물건 샀느냐고 전화주셨길래 아직 안 샀다 말씀드렸더니
가지고 계시던거 선물로 주셨네요^^
해 지기 한 시간 전부터 해서 30분 동안... ㅇ참으로 많이 짧은 피딩타임으로 나와주는데
입질이 시원하게 들어오고 힘이 좋아서
잠시 방심했더니 그 새 돌틈에 박혀 있네요
피딩타임이 조금 더 길어주어서
해가 지고 살짝 어두울 때까지였으면 하고 열심히 해 보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이 [하루 종일 낚시]가 끝이 납니다 
여름 낚시는 인내력 싸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엊그제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더 일찍 내려가 있던 다른 꾼한테서 느낀 공통점이
마실 꺼리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아서 낚시하는 동안 애를 먹더군요
먹을 것도 넉넉히 준비하고 마실 거는 얼음물 찬물 음료수 등
무겁다 싶을 정도로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여름낚시는 가능하다면 여러 자료를 모아서
치고빠지기식의 낚시를 하는 것이 좋은데
예측하지 못한 상황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 때는
기다렸다가 또 다른 피딩타임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 보아집니다
포인트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그 포인트의 피딩타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피딩타임을 노리면 거의 반드시 입질이 들어온다고 봅니다
무는 시간대가 되면 물 것이라고 믿는 것이지요^^
참고로 저 사진에 있는 꽃은 거제에서 가장 유명한 수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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