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해 보니 다른 분들도 모두 철수 하신 후였다
우린 잡은 고기 계측을 해 보았다
충현이 형이 잡은 44CM 일반뱅에돔
내가 잡은 42CM 일반뱅에돔, 36CM 돌돔
'모지포김프로' 형님의 포즈를 따라서 취해본다
충현이 형이 잡은 일반뱅에돔
둘다 신이나서 고기들고 사진찍기 바쁘다
고기들 많이 괴롭히고 얼른 살림망에 넣고 수족관에 담궈둔다
안에 들어가 저녁 식사를 하러 가보니 손님들이 몇분 계셨다
다들 피곤하셨는지 말씀없이 식사를 이어갔다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늘 잡은 고기로 회를 뜨기로 했다
둘이서 먹기엔 많은 양이라 다른 분들께 여쭈어보니 다들 드신다고 하신다
얼른 충현이 형이 잡은 뱅에돔과 내가 잡은 돌돔 회를 장만했다
준비를 마친 뒤 다같이 모여 회를 먹으며 오늘 있었던 조과 이야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나갔다
그런데... 회를 먹을때 제일 중요한 술이 없었다...
실장님께서는 여기저기 찾아보시더니 한라산 한병과 막걸리 두병을 꺼내어 주셨다
회 양에 비해서 한없이 부족했던 술
그걸 본 경기도에서 온 손님이 옆에 있는 편의점에 가 보겠다고 하며 나갔다
문이 잠겨있던 터라 옆에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원래는 팔지 않는 소주를 3병이나 사오셨다
역시 회에는 소주가 빠지면 섭하지...
한참 먹던 도중 생각이나서 얼른 찍은 회
긴꼬리 뱅에돔 회 맛에 비하면 부족한면이 많았지만
그래도 경상도에서 빵가루만 먹던 놈들에 비하면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한점, 한잔 걸치면서 손님들끼리 담소를 나누던중
한 손님이 낚싯대 몇호대 들고왔냐고 물어본다
난 1.2호대를 들고 왔다고 말했고,
하시는 말씀이
"자주 오시는 손님있는데 그분한테 1.2호대 들고왔단 소리 들리면 '볼락 잡으러 왔어요?'
소리 듣는데 다행이네ㅋㅋㅋㅋㅋ"
이러신다....이게 무슨 상상을 초월하는 말이던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45CM 볼락도 나온다고 하고
2호 목줄도 탱탱 나간다고 한다...
마라도는.....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다른 세계였던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회를 먹는데 손님 중 한분이 참우럭인지 돌우럭인지
한마리 잡아서, 회를 쳐서 같이 먹어야 겠다고 하셨고,
금방 나가셔서 뚝딱 회를 장만해 오셨다
난 살면서 그렇게 달짝지근하고 야들야들한 회 맛은 처음 느껴보았다
솔직히 4짜 뱅에돔, 3짜 돌돔보다 맛있었다...
맛있는 회와, 맛있는 소주를 다 먹고 다음 날 일정을 위해 서둘러 씻고
12시가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잠을 청했다
다음날 새벽 4시 기상
5시에 포인트로 출발 할 예정이라 일찍 일어나 밑밥을 준비했다
출발전 어제 4짜 뱅에덕에 릴이 박살 났다고 하니 실장님께서 흔쾌히 본인의 여분
릴을 빌려주셨다. 본인 장비를 남에게 빌려주는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흔쾌히 빌려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였다
전날 녹혀 놓은 크릴을 다진다
V9 파우더 1봉, 오로라 1봉 배합
고기 밥 주기전에 내 밥도 챙겨 먹는다
카트에 짐을 싣는다
그렇게 시간이 되어 출발해서 도착한 포인트는 남쪽에 위치한 계단 포인트
심한 북풍으로 인해 마땅히 진입할만한 포인트가 없어 계단 포인트에 자리를 잡아본다
오늘은 충현이 형과 나, 그리고 손님 한분 이렇게 3명에서 포인트에 섰다
발판은 시멘트 자리라 굉장히 편했다
포인트 좌측
포인트 우측
우측에서 밀려 들어오는 파도가 내가 서있던 곳과 갯바위에 부딛혀 멋진 포말이 형성되고
그 포말은 내가 서있던 발 앞쪽으로 이쁘게 뻗어 나갔다
이날의 채비 또한 제로찌에 무봉돌
새벽녘에도, 해가 뜨고도 열심히 해 보았지만 그 누구도 입질 한번 못 받고 있었다
목줄을 바꿔 볼려고 뒤 돌아서서 채비를 만지고 있던 중
충현이 형 목소리의 "왔다"
라는 소리가 들렸고 같이 있던 한분이 "농어다 농어!! 빨리 뜰채준비!!"
라는 소리를 듣고 급히 뜰채를 들고 자리를 잡았지만
안타깝게도 바늘털이를 하면서 바늘이 빠지고 말았다....
얼마만에 들어온 생명체의 입질인데... 입질을 받은 충현이 형도 그렇고 같이 있던
모든사람들이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렇게 아쉬움만 남긴체 오전 낚시를 마치고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가 아침을 먹고 잠시 눈을 붙였다
한참동안 정신없이 자던 중 점심을 먹으라고 실장님게서 깨우셨다
비몽사몽 상태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낚시 준비를 했다
밑밥을 말고 다시 카트에 짐과 몸을 싣고 포인트로 향했다
오후 낚시 포인트는 살레덕 선착장
'모지포김프로' 형님이 말한 자리다
계단 중간으로 물이 들어와 빠지면서 이쁘게 포말이 형성되는 자리.
포말이 형성되는 부분에 밑밥을 많이 치면서 낚시를 시작했다
채비는 동일하다
대신 찌를 보고하는 낚시라 바늘을 일반 뱅에돔 바늘 7호로 셋팅했다
실장님께서 빌려주신 릴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 찌에 어신이 파악 되었다
스믈스믈~ 챔질! 턱!
"왔다"
엄청난 저항이였다. 하지만 지지 않고 릴링을 서너번 하던 도중
힘없이 서버리는 낚싯대....
그렇다...바늘도 터무니 없이 작았을 뿐더러 챔질을 한번만 한것이
화근이 되었던 것이다...
아쉽고 미련이 남았지만, 아쉬움을 몰라주는 고기들은
그 후에도 한참동안 우리의 미끼를 건드려 주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낚시를 하는중에 오후 피크시간이 되었고 집중해서 낚시를 이어가던 중
다시 한번 찌에 어신이 전달된다
이번엔 스믈스믈이 아닌 조금 더 빠른 입질, 챔질!
어라? 뭔가 있기는 있는데 너무 힘없이 끌려온다....
표준명 게르치
남해의 수심 수 백미터에서 자라며 50CM 까지 자라는 물고기란다....
그렇게 연달아 똑같은 입질 비슷한 크기의 게르치가 3번이나 올라오고
그러던 사이에 해는 저물어 가고있었다
게르치 3마리를 끝으로 오후 낚시도 마감했다
다른 손님들도 조과는 없었고 저녁 식사 후 바로 손님 한분이 술을 사 오셨다
그렇게 전날 우럭회를 뚝딱 장만 해 오신 손님이 내가 전날 잡은 뱅에돔 유비끼회를
준비하시고 난 옆에서 배우며 거들었다
하나하나 정리하여 이쁘게 접시에 담으려면 시간이 많이 결려 대충 대충 해서
접시에 담았다
오늘은 술도 넉넉하고 다음날 마지막 제주 일정이기 때문에 낚시는 포기한체
술과 안주로 하루를 마감하기로 했다
그렇게 한잔, 두잔 마시면서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같은 김해 사시는 손님 한분과
형님 동생하기로 하고 번호까지 교환했다
만간 연락 꼭 한번 드리겠습니다 행님!!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한 자리에 모이면 이런저런 경험담들을
많이 들을 수 있다
낚시 경험이 많지 않은 나로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으면서 배우는것도,
웃고 떠들 수도 있는 자리가 만들어 지는게 되게 뜻깊은 자리인 것이다
그렇게 좋은 형님 한분을 만나게 되서 기쁜 마음으로 제주 낚시여행 3일차를 마무리 했다
(다음날 있을 큰 재앙은 꿈에도 생각 못 한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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