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아니, 뒤늦게 시작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블로그 관리입니다.
저는 네이버와 다음에 블로그 계정을 갖고는 있었습니다만 지금껏 전혀 관리를 하고 있지 않았어요.
다음 블로그만 가끔씩 부낚에로의 이미지 호스팅을 위해 사진을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다음 블로그에 사진만 올려놓고 그 주소를 빌어와 부낚에서 글을 작성하였는데 곰곰 생각하다가 제가 쓴 글을 한곳에 모아놓는 게 좋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부낚에 글을 쓰든, 블로그에 글을 쓰든 그때 그때 제 삶의 기록임이 분명하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져 - 사라져 버린다기 보다는 뒤로 밀려 찾기 어려워진다는 표현이 맞겠지요 - 보이지 않게 되면 왠지 섭섭한 기분이 드는 게 사람 마음이지 싶습니다.
해서, 새해에는 적극적으로 블로그 관리를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메인 블로그를 무엇으로 할까?
네이버는 우리나라의 초대형 포털답게 상당히 사용하기 편리한 반면 폐쇄적인 부분이 있어 꺼리게 되고, 다음 블로그는 개방적이기는 하나 왠지 사용자 층의 규모나 세세한 측면에서 네이버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다고 티스토리, 이글루스, 구글와 같은 설치형 블로그는 제 실력에 운용하기 너무 까다로웠구요.
고민 끝에 네이버와 다음 블로그를 동시에 운영해 보기로 했지요.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API 연결 정보를 통해 한컴 오피스 한글이나 MS Word로 문서를 작성하여 바로 블로그에 게시할 수 있습니다. 즉, 워드 프로그램으로 글을 써 바로 블로그에 올릴 수 있으니 대단히 편리하다고 할 수 있지요. 기본적으로 블로그에 올린 글의 원본을 내가 내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있고 언제든 다시 올릴 수 있으니 원본의 관리나 마이그레이션(이동) 작업 시 커다란 이점이 되겠습니다.
반면, 다음 블로그는 API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부낚 이용자에게 가장 중요하다할 수 있는 이미지 외부링크는 어떨까요?
다음 블로그에 게재한 이미지는 다른 사이트 - 예를 들면 부낚 - 에서 이미지 주소 링크만 걸어줌으로써 해당 이미지를 읽어 올 수가 있습니다. 즉, 다음 블로그 자체가 이미지 호스팅 서비스를 하고 있는 셈이 되는데요, 이는 다음 포털 측에서 사용자 측에 대단한 배려(?)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타 사이트에서 다음 블로그에 저장된 이미지 파일을 아무런 제한 없이 읽어 간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다음 서버가 지게 되기 때문에 다음 입장에서는 커다란 트래픽 부하의 과중이라는 짐을 항상 안게 됩니다.

바로 이런 위험성 - 혹은 보안 문제, 불법자료 유포 문제 - 때문에 네이버는 블로그 이미지의 외부링크를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부낚에 글을 쓰면서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사진의 주소를 링크하면 엑박이 뜨고 사진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가끔, 네이버 블로그 이미지 링크를 했을 때 내 컴퓨터에서는 이미지가 잘 보이는데 다른 사용자들은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는 경우가 있어 의아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내 컴퓨터에서 이미지가 보이는 이유는 작업 중에 네이버에 올렸던 이미지가 내 컴퓨터의 임시폴더에 캐싱되어 있기 때문에 오직 나에게만 보이게 되고 다른 제3자의 웹브라우저에서는 해당 이미지가 네이버 정책에 따라 블록(block)이 걸려 있으므로 절대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확인하시려면 익스플로러 - 인터넷 옵션에서 검색기록을 삭제하신 다음에 다시 작성 문서의 페이지를 열어 보시면 되며 이때 내 컴퓨터에서도 해당 이미지가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네이버 블로그에서 힘들게 문서를 작성하여도 문서에 포함된 사진을 다른 곳에 링크를 걸 수 없으니 문서를 읽기 위해서는 오직 네이버 블로그로 직접 들어와야만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 사실 그렇습니다.
다음 블로그에 게재한 문서는 HTML로 카피해서 바로 부낚과 같은 외부 사이트에 올릴 수 있고 부낚에서는 해당 문서의 글은 물론 사진까지도 고스란히 읽고 볼 수 있으니 아무래도 다음 블로그를 이용하는게 유리한 것이겠죠.
다음 측에서 스스로 트래픽 과부하의 부담을 떠 안으면서 외부 링크에 개방적 정책을 취하는 이유에는 이렇게라도 사용자 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석됩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볼까요?
네이버 블로그든, 다음 블로그든 모두 '공짜'입니다. 사용자는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무료로 이용하는 서비스에 '제한'은 당연한 것이고 합리적입니다. 이런 면에서 네이버의 외부링크 비허용 정책은 대단히 현명한 처사라고 봐야겠지요.
다음 블로그의 개방형 정책은 사용자에게 편리하고 고마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다음의 정책은 어디까지나 '현재의 정책(policy)'일 뿐입니다. 이것은 뭘 말하는가?
언제든지 다음의 수용능력을 넘어서는 부하가 발생한다면 그 '정책'은 무자비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만약, 다음 측에서 '오늘부터 이미지의 외부 링크를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지금까지 부낚에 올렸던 그 수많은 조행기, 낚시 이야기, 사는 이야기 등등 순식간에 사진이 보이지 않는 엑박의 문서로 변질될 것입니다. 다음 블로그 이미지에 링크를 걸었던 모든 웹 문서가 그렇게 변하게 됩니다.
(제가 요즘 부낚에 올리는 글의 끝에 LFE - Link for emergency를 달아 블로그 링크를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때 다음 블로그에 느끼는 배신감은 어느 정도일런지? 사실 불만 가질 일도 아닌데 말이죠.
네이버 블로그에는 배신감을 느낄 일이 없지요. 처음부터 기대감도 없었고 링크를 걸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무료'는 상대방의 일방적인 '정책 결정'이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유료'는 나와 상대방의 '계약'이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내가 다음 블로그와 '유료'의 계약을 하였다면 위와 같은 미래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무료'에 익숙해져 있는 게 아닐까요?
'무료'에 무기한(forever), 무제한(unlimited)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관리하기 위해 올해 들어 취한 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먼저 이미지 호스팅 서비스 업체인 ImageShack.com에 가입하였습니다.
이 회사는 미국에 있는데 이미지 등 미디어 파일을 업로드 받아 보관하다가 언제 어디에서든 링크를 걸어 해당 파일을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상당부분 '공짜'였는데 지금은 바뀌었습니다. 원칙적으로 '유료'이며 '무료'이용은 30일 제한이 있어요.
사용료는 현재 월 1$입니다만, 조만간 2$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용하기 편리하기도 하고 외국 업체임에도 괜찮은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업용 사이트를 운영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죠.
이곳을 이용하는 방법에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현재와 같은 가격대를 유지한다면 괜찮습니다만 만약 3$, 4$ 계속 인상한다면? 부득히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데 그땐 또 이곳에 링크된 모든 이미지의 주소를 일일이 변경해야만하는 불가능한 작업이 기다리고 있겠죠.

♧ 네이버 글쓰기 API 기능을 이용해 블로그 글 게재하기 위해 MS Word를 다루는 연습 중입니다.
직접 해보시면 적어도 블로그 게시글 작성에 있어서는 한컴 오피스 한글 프로그램 보다 MS Word가 훨씬 편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 문서 편집기 Edit Plus를 구매하였습니다.
네이버에 쓴 글을 HTML 소스 복사해서 다음 블로그에도 카피하고, 부낚에도 올리고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HTML문서를 일부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복잡한 랭귀지는 제가 지금 공부한들 알 길이 없구요, 간단하게 부분부분 수정, 변경할 용도로만 쓸 편집기가 필요하였습니다. 공짜툴도 많이 있지만 Edit Plus가 제가 원하는 기능이 몇가지 있어 비록 '유료'지만 선택하게 되었네요.

이런 준비 끝에.. 오늘로서 블로그는 거의 정리되었습니다.
그간 부낚에 올렸던 글들 중 최근 것 몇몇을 발췌하여 블로그에 다시 올려 놓았구요, 새해에는 제 블로그를 더욱 살찌우면서 부낚에도 동시에 보탬을 줄 수 있는 글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